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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주일보
  • 승인 2011.05.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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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전설에 케익스와 알키오네 부부가 나온다. 케익스가 배가 난파해 죽자 아내 알키오네가 남편과 함께 물총새가 되었다고 한다. 동지를 전후해 이들이 보금자리에서 알을 품으면 기후가 평온해지고 바다도 잠잠해진다. 이 시기를 '일키오네의 날들'이라 부른다.

부부 사이가 좋은 것을 금슬이 좋다고 한다. 금슬(琴瑟)은 중국의 악기. 금(琴)은 거문고, 슬(瑟)은 크고 현의 수가 더 많은 거문고다. 이 두 거문고는 화음이 잘 된다. 이에 비유해 부부 사이에 조화가 잘 되는 것을 금슬상화(琴瑟相和)라 했다.

요즘은 매맞는 아내, 매맞는 남편에 걸핏하면 부부가 갈라서지만 한쪽이 없으면 못사는 부부도 많았다.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알케스티스는 남편 아드메토스 대신 죽었다. 헤라클레스는 이에 감동해 저승에서 그를 다시 현세로 나오게 했다.

이탈리아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아내도 남편이 죽던 날 6층 창문에서 몸을 던져 죽었다.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과 천하 쟁탈을 벌이다 패한 항우(項羽)의 총희 우미인(虞美人)도 유방에게 포위돼 항우의 최후가 임박하자 "소첩이 어찌 구차하게 살아 남겠습니까!" 하고는 항우의 보검으로 자결을 했다.

클라라 슈만처럼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후 남편 슈만의 병요양과 여덟명의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피아노 연주 여행을 계속하면서 남편의 작품을 연주해 널리 알린 여자도 있다.

몇년전에는 결혼 5년된 남자가 자신이 어느 때보다 아내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러시아 주요 도시와 모스크바에 대형 광고판을 세운 경우도 있었다.

이 광고판에 아내의 대형 사진과 '당신을 사랑해'라는 문구를 넣었다고 한다.

이혼 천국 할리우드에도 잉꼬 부부가 많다. 그레고리 펙과 베로니크 파상, 커크 더글러스와 앤도 글러스, 소피아 로렌과 카를로 폰티는 모두 40년 이상을 함께 살아 온 부부. 그 비결은 서로 잘보이려 노력하고 상대방의 좋은점을 칭찬하며 공동의 화제거리를 찾는 것이었다고.

오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젖은 손을 닦아주고, 거칠어진 손마디를 어루만지면서 살아온 세월과 살아가야할 세월을 얘기하는 부부는 더욱 건강하고 오래 살 것이 분명할 터. 결국 사랑만이 해답이다.

/무등일보 주필  김 갑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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