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새만금 잼버리 감사 제대로 해야
감사원 새만금 잼버리 감사 제대로 해야
  • 김규원
  • 승인 2023.09.19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사원이 18일부터 1117일까지 무려 2달간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추진실태를 감사하는 실질 감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동안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와 전북도 등 관련부처와 기관의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감사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새만금 잼버리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와 주관지방자치단체인 전북도, 국무조정실과 기타 조직위 관련부서, 개최지인 부안군, 부지 매립과 기반시설 조성과 관련한 농림축산식품부, 새만금 관리청 등 관련 기관단체를 망라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감사원이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잼버리 유치에서부터 준비과정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게 문제다. 잼버리가 파행으로 치달은 건 완벽하다던 대회 준비와 부실한 운영에 있다. 개막 시기에 무더운 날씨와 장마가 계속되는 기상 상황에 전혀 대응하지 못한 게 직접 원인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위를 구성하여 대회를 준비하고 진행한 여성가족부가 책임의 80% 이상을 감당해야 옳다. 잼버리 직전까지 국회에서 준비가 완벽하다고 자신했던 여가부 장관과 조직위가 모든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현장의 물구덩이 문제도 사전 점검에서 여러 차례 거론되었고 언론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아울러 치성한 더위와 충분한 쉼터 문제도 거론됐지만, 총책임자인 여가부 장관은 자신 있게 준비가 끝났다고 큰소리쳤다.

그 결과가 터무니없이 적은 위생시설과 더위를 피할 시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고 물구덩이가 그대로 노출되어 망신을 샀다. 실제 전라북도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극히 제한적이고 보조 역할에 그쳤다.

잼버리가 결정되고 7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북도가 잼버리를 구실로 기반 시설에만 치중했다는 비난도 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국책사업인 새만금 사업이 시작되어 30년간 기반 시설조차 끝내지 못한 정부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물구덩이 부지 문제도 농업용지라는 이유로 비용을 줄이느라 낮게 매립한 정부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다. 전북도가 매립예산을 받아다가 다른 데에 쓴 것도 아니다. 만일 이번 잼버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그 공로는 모두 여가부와 정부 차지가 되었을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는 책임 공방에는 미묘한 양당의 전략마저 숨어 있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총선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그 모든 잘못을 전북도에 떠밀고 싶을 터이지만, 감사원의 힘으로도 지역 민심을 어찌하지는 못할 것이다.

정부가 여가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으로 그 책임까지 모두 씻어지는 건 아니다. 내 살을 베었으니 전북의 팔다리라도 자르겠다는 심산이 아니라면 편견 없는 감사를 시행하고 공정한 결과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 문제는 정부 기관인 감사원이 나설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공명정대하게 잘잘못을 가려내야 한다. 감추지 않고 모든 칸을 다 열어보아야 명확한 상황을 알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