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트(Neet)족
니트(Neet)족
  • 전주일보
  • 승인 2018.02.1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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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일할 의지마저 없다. 이른바 '니트(Neet)족'을 뜻하는 청년 무직자. 영어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이다. 

보통 15~34세 사이 미혼의 취업 인구 가운데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어떤 직장에 소속되지 않은 채 가사일 마저 하지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일을 하고싶은 의지는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실업자나,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과 달리 취업 의욕 자체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경제상황이 악화일로 상태였던 1990년대 영국 등 유럽지역에서 이들의 양상이 처음 선 보였으며 이후 일본으로 빠르게 확산돼 자리잡았다.

장기 경제 불황에 따른 고용 환경 악화의 산물인 니트족의 증가는 여러 병폐로 파생된다. 일정 소득이 없는 관계로 소비능력은 물론 소비여력이 떨어져 잠재 성장력을 해치고, 국내 총생산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잠재적 사회 불안이라 할 사회병리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일본 정부는 니트족의 급증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보고 고용 및 교육전문가들로 협력체를 구성해 범 정부적 취업지원 대책에 나서기도 했다. 각종 경기 부양책 등으로 경제 여건이 호전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된 일본과 달리 우리 나라의 니트족 상황은 우려할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해 청년층 실업률은 2000년을 기점해 측정한 이후 가장 높은 9.9%에 달했다. 체감 실업률을 의미하는 '고용보조지표 3'으로는 22.7%로 2016년 보다 0.7%나 늘어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지않은 인구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15~29세)이 30만1천명이었다. '니트족' 비중은 15.6%로 OECD가입 33개국 중 3번째였다. 

니트족은 '쇼윈도우 취업준비생'과도 또 다르다. 경제 상황의 악화로 일자리가 줄어 취업하기가 어려운 마당에 나름 보장된 일자리는 보통의 스펙으로 쉬 엄두를 못낼 만큼 '하늘의 별'이 되 버렸다. 결국 상향 조정된 스펙에 맞출 자신이 없어 그나마 있었던 취업 의욕마저 자신도 모르게 상실해버린 때문이다.

역대 최고 수치를 보이고 있는 청년 실업률 속에 취업하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여버린 니트족의 증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학 졸업자 수가 늘어가고 있는데 반해, 청년층의 구직난은 이른 시일 내 해소될 기미가 없다. 따라서 실업 상태의 청년들이 니트족화하는 것은 분명 우려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청년들의 체념과 좌절감은 그들뿐 아니라 국가의 장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다. 그들은 사회가 비판하듯 '잉여'나, '포기', 혹은 '대안없는' 세대일까. 아니면 당금의 자본주의 체제와 뒤틀린 성장 신화에 반기를 든 시대의 반항아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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