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행복론
국민 행복론
  • 전주일보
  • 승인 2016.09.0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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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은 히말라야 고산 지대에 있는 나라다. 지그메 케사르 남그옐 왕추크 국왕이 국가를 대표하는 입헌군주국(왕정)이다. 인구 75만여명의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다. 논란이 있지만 오래전부터 '국민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 상의 한 네티즌이 올린 블로그에 따르면 그 나라 왕과 왕비의 이야기가 자못 감동을 준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왕은 그가 배운 지식을 나라의 민주주의 체제 전환에 적용했다고 한다. 화려한 왕궁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고 작은 집에 사는 그와 인연을 맺은 왕비도 평민의 여인이다. 한 나라의 리더가 국민들에게 권력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그로 인해 행복과 미래를 결정할 힘이 국민 스스로에게 있음을 알게 해주는 나라.

그러한 왕의 열린 사고, 국민을 위한 정책에 바탕을 둔 듯 '국민 총행복위원회'가 있다.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았는데 최근 1년에 1명 정도 자살자가 나와 국왕이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4년 '세계 자살 예방의 날(9월 10일)'을 앞두고 알려진 것과 다른 부탄의 자살률 수치를 발표했다. 2012년 한 해동안 119명이 자살해 평균 인구 10만명당 17.3명으로 조사 대상 국가 107개 중 22번째다.

우리나라는 1일 평균 46.3명, 33분에 1명 꼴로 자살이 이어져 자살률 세계 3위다. 행복지수는 세계 57위(2016년 3월 유엔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 보고서)다. 순위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국내총생산(GDP), 건강수명, 사회적 지위, 사회적 신뢰, 선택의 자유, 관대함 등 적용 기준과 평가방식에 따라 행복의 척도는 달라질 수 있다. 유엔의 조사방식에 따르면 부탄의 행복지수는 세계 84위다. 우리보다 순위가 훨씬 낮다. 그러나 부탄의 국민총행복위원회 분석으로는 국민의 91.2%가 행복하다고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한달여간 네팔과 부탄 방문을 마치고 최근 귀국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부탄에서 많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다"며 떠났던 그가 돌아와 "정치의 목적은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다. 정치가 국민에게 행복을 주지 못한다면 존재 가치가 없다"고 했다. 내년 대선에 내세울 '국민행복 담론'인가라는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가난하지만 '국민의 91.2%가 행복하다'는 부탄. 국민의 99%가 개·돼지로 매도당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행복'은 문 전 대표에게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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