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지사 새정치연합 탈당, 호남 정치권 '술렁'
박준영 전 지사 새정치연합 탈당, 호남 정치권 '술렁'
  • 고주영
  • 승인 2015.07.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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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와 연대 가능성에 "많은 대화 나눌 것"

호남을 중심으로 한 야권 내 신당 창당이 점차 구체화되며 정치권이 술렁이면서 긴장감이 나돌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이 연일 야권재편의 군불을 때는 상황에서 3선 도지사를 지낸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 신당창당을 향한 구체적 '신호탄'을 쏘아 올렸기 때문이다.

반면 전북의 경우 대부분의 국회의원들은 호남신당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 공천을 받아야할 입장에서 신당창당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자칫 스스로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준영 전 지사는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정치연합은 지난 몇 차례 선거를 통해 국민들에 의해 이미 사망선고를 받았다"며 "오늘 저의 결정은 제1야당의 현주소에 대한 저의 참담한 고백이자, 야권의 새 희망을 일구는데 작은 밑거름이 되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늘의 새정치연합의 모습은 국민의 힘으로 역사상 첫 정권교체를 이룬 민주당이 분당된 이후 누적된 적폐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정세력에 의한 독선적이고 분열적인 언행, 자신들의 이익 우선, 급진세력과의 무원칙한 연대, 당원들에 대한 차별과 권한 축소 등 국민과 당원들은 실망하고 신뢰를 거두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정치연합의 혁신위원회가 혁신안을 내놓고 있는 데 대해선 "전혀 새로운 것이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박 전 지사는 특히 천정배 무소속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국민과 당원들이 새정치연합을 버렸다. 거기에 따라 생각들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 분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조그만 밑거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당의 노선에 대해 "실사구시로 가는 방향이 옳다고 본다"며 "중도 혁신하는 방법으로 가는 것이 국가와 국민에게 아주 평화로운 희망을 갖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전 지사는 지난 8일 박주선 의원, 정대철 상임고문, 정균환 전 의원, 박광태 전 광주시장 등 새정치연합 내 신당 추진 인사들과 저녁 식사를 하며 야권 재편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에는 호남 출신 당원과 당직자 등이 참여한 '국민희망연대' 인사 100여 명이 집단 탈당하기도 했다.

박주선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 출현은 불가피하다"며 "8월이면 당내 중도·비노계 의원들 중심으로 탈당 움직임이 있지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이번 박 전 지사의 탈당은 '문재인 대표' 체제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지역 일부 정치권 인사들의 행보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김한길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비노 진영내 거물급 인사들의 거취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신당의 파괴력을 아직 예단하긴 어렵다. 참신한 인물군 없이 현재 거론되는 기성 정치인들이 '말'을 갈아타는 수준이라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새정치연합은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혁신안 논의를 위해 이날 오후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오는 20일로 미뤘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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