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았다며 방검복을 입고 출근해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교사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도내 한 고등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한 교사를 대상으로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하는 등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를 일으킨 사건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노조는 “최근 2년 동안 도내 A 고교 일부 학생들이 교내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B교사를 죽여버리겠다’, '우리는 미성년자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으니 괜찮다'는 등의 말을 해왔다”면서 “이로 인해 B 교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방검복을 입고 출근하며 6개월 이상의 병가를 권고하는 정신과 진단을 받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B 교사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희망하는 등 학생으로부터 보호받기를 희망했으나 학교 측은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며 “학교 측은 해당 학생들과의 분리 조치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등 피해교사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해당 사안으로 학교 교권보호위원회가 개최됐으나 학생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하고 싶어했다는 이유로 경미한 처분이 내려졌다”며 “그러나 해당 학생 및 그 보호자는 피해교사에게 정식으로 사과한 적이 없고 교권보호위원회 조치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신청하기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에 B교사는 교사들이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교육 현장을 만들고, 학생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게 하고자 오랜 고민 끝에 교권침해 학생 및 그 보호자에게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했다”며 “그러자 지난 1월 해당 학생과 그 보호자는 2년 전 있었던 사안으로 피해 교사를 아동학대 신고했고, 이는 보복성 신고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북교사노조는 해당 교사의 아동학대 무혐의를 주장하며, 학교가 교육활동 침해 사안을 은폐·축소 하기보다 피해 교사를 보호하고 침해 학생이 반성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이 교원이 학생 지도 및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 지난해 발표한 ‘스승의 날 기념 교원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현장에서 선생님의 교권은 잘 보호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69.7%로 지난 2021년 50.6%에 비해 19% 이상 올랐다.

교총은 “수업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는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교직생활 중 가장 큰 어려움에 대해서는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 응답이 30.4%로 가장 높았고, 무너진 교권, 무너진 교실을 회복하는 방안으로 교원들은 강력한 ‘교권 보호 입법’과 ‘고의중과실 없는 생활지도 면책권 부여’ 등이 꼽혔다. /조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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