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영애 박사 "제주도 해녀의 부엌, 해산물과 해녀의 삶을 스토리로 공연 펼쳐"
- "전주한정식도 토하젓 담그는 비법 등 업소 고유의 이야기 공유해 경쟁력 높여야"
전주한정식의 경쟁력을 찾아서
1. 한정식의 유래 및 역사
2. 전주한정식 소개와 특장점
3. 전주한정식의 실태(위기)
4. 타지자체의 한정식 보전 등을 위한 노력
5. 전주한정식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 및 제안
전주일보는 지난 4회에 한정식의 유래 및 전주한정식의 역사, 현재, 타지자체의 보전 노력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특별기획 마지막 회인 이번 5회에서는 전주한정식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 및 제안을 살펴본다.
전주한정식은 전라도 관찰사밥상이 민간으로 전수되면서 발전해 우리 음식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특히 전주한정식은 조선조의 양반풍을 이어 받아 고유한 음식법을 지키고 있다는 평을 받으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음식문화도시라는 수식어와 함께 발전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정식 전문점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있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
△전주한정식, 높은 원가와 인력난에 경영난
전주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로 인해 식재료와와 인건비에 대한 부담, 조리인력 부족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술로 대표되는 접대문화의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전주 만성한정식 정갑순 대표는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에 대해 "높은 물가로 인한 재료비 상승과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이후 술문화와 접대문화의 변화가 한정식 전문점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한정식은 주방에서 손질해야 할 식재료도 많고, 메뉴 가짓수도 많아 젊은 조리사들이 쉽게 일하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한정식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또하나의 어려움이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다만 "식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의 맛이다"면서 "한정식이 점점 소멸해가는 상황에서 우리 전통의 맛을 지키면서 더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시, 음식 명인·명가·명소선정해 지원
전주시 황권주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한정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반찬이 많다는 점이다. 그와 비례해서 준비해야 할 것도 투입되는 시간은 물론 조리인력도 많아지고 공간도 커질 수 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정부차원의 한식조리인력 양성대책과 함께 조리시설 개선 지원 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주시는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서, 전주만의 음식 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존·계승하기 위해 전주음식 명인과 명가, 명소등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기록을 체계적으로 보존 ·계승하기 위해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전주 음식의 보전, 계승 및 발전을 위해 노력과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황 국장은 또 "최근 한류 열풍으로 인해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한식은 맛있는 음식과 건강에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슬로푸드라는 점도 매력을얻고 있다"면서 "젊은층의 이용을 확대하기 위해 메뉴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 고객 맞춤 서비스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영애 박사, 전주한정식 이제는 스토리다
한국전통문화전당 송영애 박사는 전주한정식은 스토리를 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박사는 음식을 먹는 이유가 영양 섭취이며, 음식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이었던 시대는 지났다.
심지어 바쁜 현대인들은 삼시 세끼를 다 챙겨 먹지는 못하지만, 영양제는 꼬박꼬박 챙기고 있다. 음식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러나 내면을 살펴보면 우리는 사회 속에서 음식을 사이에 두고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심지어 음식으로 정치하고 있는 모순된 면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 구좌읍에는 공연과 음식이 결합 된 극장식 레스토랑 '해녀의 부엌'이 있다. 연기를 전공한 김하원 대표가 해녀인 어머니와 할머니가 채취한 뿔소라의 소비를 위해 고민한 산물이 바로 '해녀의 부엌'이며 뿔소라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올리겠다는 큰 포부로 시작했다.
그곳에는 해녀들이 채취한 해산물이 음식으로 제공되고 그녀들의 고달픈 삶의 이야기가 공연으로 펼쳐진다.
쉽게 예약할 수 없는 식당으로 제주도 여행 자체가 '해녀의 부엌' 방문을 목적으로 둔 관광객도 많다. 사람들은 찾기도 힘든 제주도의 한 시골, 낡은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식당에서 무엇을 원했으며, 마음에 담아갔을까. 바로 ‘이야기가 주는 힘’이다.
'해녀의 부엌'은 뿔소라 소비에 목적을 두었으나, 방문객은 달랐다. 제주의 맛보다 해녀의 숨비소리 같은 삶의 애환을 담은 이야기가 감동을 주었으며, 이로 인한 마음의 치유였다. 해녀의 삶의 스토리가 공연이 되고, 공연이 상품이 되어 수익을 창출한 셈이다.
그럼 ‘우리는?’이라고 스스로 물어볼 필요가 있다.
전주에서 한정식을 판매하는 유명한 업소들은 모두 내세울 만한 역사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전주한정식에서 빠질 수 없는 토하젓을 담그는 비법도 가지고 있으며, 음식을 배우기 위해 애썼던 젊은 날의 이야기도 있다. 가족보다 더 애틋한
주인과 주방장의 인연 이야기도 있다.
오늘날이 있기까지 고생했던 소위 기가 막힌 이야기 한 보따리쯤은 누구나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밖으로 끄집어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는 스토리의 시대를 살고 있으며, K-스토리의 가장 큰 주제는 엄마, 음식, 고향이다. 이 주제는 누구나 공감하며, 감동한다는 점이다.
이제 업소마다 가지고 있는 맛있는 이야기를 함께 공유할 때다. 업소(공간), 인물(주인, 주방장, 손님), 음식 하나하나마다 고명같이 맛있는 이야기가 뿌려져야 할 것이다.
음식은 이성으로 맛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함께 감성에 호소하는 상품이라는 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주한정식은 스토리로 살아남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 전주한정식에 관심 갖는 계기 기대
전주일보의 이번 특별기획 '전주 한정식의 보전 및 경쟁력 강화'는 음식창의도시인 전주의 한정식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음식명소인 한정식 전문점의 경쟁력을 높여보자는 아주 단순한 목적에서 출발했다.
이번 특별기획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의 지역신문콘텐츠 제작 공모 사업 선정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총5회에 걸쳐 게재됐다.
이번 특별기획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한정식의 정체성에 대한 정립에 어려움이 많았고, 지자체나 학계, 관련 업계 등의 연구나 지원이 많이 없었다.
이로 인해 취재는 할수록 어려워졌고 헛발질을 하기 일수였다.
하지만 음식 관련 여러 전문가의 도움으로 기획기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번 전주일보의 특별기획이 우리 전통음식인 백반, 한정식에 대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음식을 우리의 전통이자 문화로 보면서 K-푸드의 세계화와 경쟁력 강화에 보다 많은 분들이 주목하는 작은 출밤점이 되었길 기대해본다.
/이행자·이선정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주관한 지역신문 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기사입니다.
* 이 사업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실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