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근대산업유산 성광성냥 사진으로 기록
의성군 근대산업유산 성광성냥 사진으로 기록
  • 이행자
  • 승인 2023.11.16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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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 ~ 12월 3일까지 교동미술관서 박정일 작가 사진전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 성광성냥공업사를 기록한 박정일 작가의 사진전이 교동미술관에서 오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린다.

경북 의성군의 근대산업유산인 성광성냥을 기록한 박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사라지는 공간을 기록하고, 하나의 선상으로 연결된 순환성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2019년 홍콩의 민주화운동, 부산 사하구의 공단건설로 사라지는 바닷가 홍티마을, 오랜 세월 힘든 삶을 살아온 경주 천북의 한센인 마을 희망농원, 대전의 소제동 일대에 산재해있는 근대문화유산인 철도관사마을 그리고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공장인 성광성냥공업사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1954년에 실향민에 의해서 만들어진 성광성냥공업사의 성광(城光)은 의성을 빛낸다는 의미로 탄생해 성장을 거듭하면서 경상도 전역과 강원도의 동해안 일대까지 퍼졌다. 

1970년대만 해도 종업원 160여 명에 하루 15,000갑의 성냥을 생산했다. 

하지만, 1980년대에 가스라이터가 생산되고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13년 5월 경상북도는 성광성냥을 향토뿌리기업으로 선정했으나 특별한 지원은 없었고, 결국 그해 11월 공장의 가동을 멈추고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2020년 7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유휴공간 문화재생사업’ 선정되었고, 11월 24일 최종 폐업신고 절차를 마쳤다.

박작가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을 통해서 "정지한 시간 속에 잠겨있는 장소에 대해 증언하면서 다가오는 미래를 함께하는 묵시론적인 실제를 드러내고자 한다"고 했다. 

폐업한 공장 내부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찌그러진 양철 대문과 두꺼운 철문들, 위험해 보이는 변압기, 멈춰버린 벽시계, 공장 시멘트 바닥에 비집고 자란 알 수 없는 잡초들, 성냥의 두약으로 사용했을 굳어져 버린 약품들, 곳곳에 놓여있는 소화기 그리고 수많은 녹슨 기계들에는 당시의 일상들이 점점이 박힌 샛별 같은 따스한 온기가 스며있는 듯하다. 

박 작가는 "나는 카메라를 증인으로 공간과 시간을 목격하면서 공간의 빛과 시간의 빛을 담아 앞으로 도래할 새로운 장소의 지표들을 만들고, 증인으로서의 사진과 기록으로서의 사진은 다시 조율될 수 있는 원천의 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성군은 178억 원의 사업비를 조성해 이 곳을 군민의 추억을 간직한 공간의 재생을 통해서 지역만의 특화된 새로운 열린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관광과 체험 활동, 그리고 새로운 종류의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일어나는 플랫폼의 조성으로 지역 발전의 다양한 활로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에 "예전 산업시대에 공장이었던 교동 미술관에서의 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있다"고 교동미술관 관계자는 밝혔다.

/이행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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