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공포
BMW 공포
  • 전주일보
  • 승인 2018.08.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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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에게 집 장만은 꿈 같은 얘기가 된지 오래됐다. 대신 자동차는 '폼나는' 수입차를 타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수입차 중에서도 특히 젊은층에게, 샐러리맨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는 단연 BMW이다. 그 중에서도 520d를 가장 선호한다. 20대에서부터 40대 이후 중장년층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타고 싶은 모델이다.

지난해 기준 1만대 이상 판매됐고, 올 상반기에도 6천706대가 팔려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그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벤츠의 시동 꺼짐, 닛산의 녹 사태 등 그동안 수입차 문제들이 터져 나왔지만 BMW 화재 사건은 역대급으로 크다. 올해에만 32대의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 목포에서는 긴급 안전점검을 받은 BMW 520d 차량이 주행 중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차량 화재에 대한 BMW사와 정부의 원인 분석과 리콜에 신뢰성을 잃게 됐다.

당초 정부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520d 등 42개 차종의 화재원인을 디젤차에만 들어가는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모듈의 쿨러(냉각기) 결함으로 파악하고 10만6천여대를 리콜했다. 하지만 일부 가솔린차량에서도 화재가 나고, 목포에서 EGR 안전점검을 받은 520d 차량에서도 불이 나면서 사고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리콜을 신청하기 위해 수십차례 BMW 고객선터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콜센터에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연결이 되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고, 리콜대상이 아닌데도 '잠재적 폭탄' 취급을 받고, 대형마트에서 주차를 하는데 주위의 시선이 따갑고, 심지어 'BMW금지' 'BMW분리주차' 를 내건 기계식 주차장도 늘고 있어 거금을 들여 차를 사놓고 죄인 취급을 당하니 속상하고 답답하고 불안하다는 BMW 차주들의 호소가 쇄도하고 있다.

중고차값 하락을 우려하는 운전자도 많다. 불안해하는 차주들은 차를 파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데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차량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차주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 BMW 차량은 언제든지 불이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며 BMW 공포가 사회전반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지난 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BMW 화재사건은 단순한 검사 후 리콜로 끝낼 일이 아니라 깔끔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화재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왜 한국에서만 더 많은 화재가 발생하는지, 일부에서 제기하는 국산 부품에 문제가 있는지 등을 명쾌하게 풀어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BMW 520d가 유독 많이 팔려 화재도 잦다거나, 국산차 화재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된다는 식의 변명으로 어벌쩡 넘어가면 곤란하다. BMW 코리아는 믿고 찾았던 소비자들의 신뢰, 안전의 대명사로 꼽혀온 명성을 끝까지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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