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실업, 작년 담합 문제 지적에도 불구 올해 또다시 사업 수주해
"헌혈자의 숭고한 노고를 악용해 사리사욕 채우는 행위 막아야"
대한적십자사가 헌혈유공장 수여자에게 기념품으로 지급해왔던 만년필이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짜 만년필을 납품한 업체는 지난해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시병)이 헌혈유공장 입찰 계약 과정에서의 담합 문제를 지적했던 업체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에 따르면, 가짜 만년필을 납품한 J실업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대한적십자사가 발주한 각종 유공장 제작과 만년필을 포함한 기념품 납품 계약을 수주해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동일한 소재지에 전·현직 임원이 겹치는 사실상 가족기업인 S실업이, 10~20분 차이로 입찰에 동시 참여하는 방식으로 J실업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사실이 포착됐다.
이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사실관계 파악 및 후속조치를 촉구했으며, 대한적십자사는 후속 조치로서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업체를 신고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공정위의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고, 이는 대한적십자사가 공정위 신고 후 추가적인 조치 마련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김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고가 접수된 지난해 11월 5일 직후인 11월 6일, 대한적십자사 측에 자료보강 요청을 했으나, 대한적십자사는 이에 응하지 않는 등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미온적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6월에 가짜 만년필 납품 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공개되었고, 납품 업체가 J실업이라는 것을 파악한 김 의원이 후속 조치 진행 여부를 대한적십자사 측에 문의하자, 뒤늦게 감사팀을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답변 받은 것이 7월 7일인데, 대한적십자사가 감사팀을 파견한 것은 바로 다음날인 7월 8일이었다”고 언급하며 “공정위에 신고만 하고 방치하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이 작년부터 이어진 지적에도 불구하고 J실업은 대한적십자사가 올해 4월 3일 발주한 ‘2021년 헌혈유공장 납품 계약’에 또다시 참여해 계약을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헌혈자의 숭고한 노고를 악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면서 “대한적십자사 차원에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보건복지부가 직접 나서 해당 건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고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