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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지 이꼬르 돈봉투..."
icon 이창덕
icon 2012-05-18 16:35:44  |  icon 조회: 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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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에서 어떤 분이 한 말이다. 교육계의 원로가 ‘이꼬르’라는 용어를 사용하다니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직 근절되었다고 믿기는 어렵고 지역에 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런 돈봉투는 옛이야기가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회를 폐지시킨 것도 그런 결과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학급 어머니회장은 담임에게 그런 것을 주어야 체면이 선다는 생각이 아마도 ‘한국인은 정이 많다’는 말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껌값에 비유될 돈봉투를 교사들이 받았을 때 교사의 상급자들은 떡값을 받았을 테니 그런 이야기도 교육계의 원로들이 말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방송과 인터넷에서 ‘돈을 밝히는 선생’이라는 표현을 쓴 학부모들도 있었는데 풍자적으로 말하자면 아마도 그런 선생들은 유능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구에겐가 돈을 바치면 신상에 유리할 것을 기대하고 그 자금을 마련하려고 그랬지 않았을까? 소위 점수를 따기 위해서는 능력과 노력 이외에 다다익선으로 돈에 의지할 필요가 있었다. 한 예로 논문 등의 작품으로 점수를 따려고 해도 능력이 부족하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어떤 분은 원칙대로 했기 때문에 남들에 비해서 승진이 5년 늦었다고 말했다. 그럴 리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위 촌지가 있었던 학교에서는 학급에 필요한 물품을 학교에서 제공하지 않았고 교사의 시내 출장에는 출장비 지급도 없었다. 교사들이 알아서 해결하자니 촌지를 받을 명분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학교 경리 장부에는 학교 운영비 지출이 제대로 된 것으로 기록되었다. 그러니까 그만큼의 돈이 특정인의 용돈으로 둔갑한 것이다.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감사(監査)라는 것이 있었지만 그것은 서류의 격식만 따지는 것이어서 소위 요식행위(要式行爲)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정직하게 지출을 하고도 관련서류 작성에 미숙하면 감사에 걸리지만 지출은 엉터리로 해도 서류만 그럴 듯하게 갖추어 놓으면 감사에서 무사통과였다. 교사의 촌지만큼 이상한 처사가 아니었을까?
2012-05-18 16: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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