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독자세력 구축 정중동 움직임 '주목'
손학규, 독자세력 구축 정중동 움직임 '주목'
  • 승인 2007.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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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 문제로 범여권 전체가 소란한 가운데,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조용히 독자 세력화 작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손 전 지사는 3월 중순 “낡은 정치구조를 교체할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하겠다”며 탈당한 뒤 42일 간 자숙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4월 말 자신을 지지하는 모임인 ‘선진평화포럼’을 출범시키면서 ‘비노무현·비한나라 세력’ 결집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9일부터 3박4일 간 북한 평양을 방문한다. 손 전 지사는 이번 방북일정 중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토론회’에 참석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남북간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심도 있는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이 토론회에서 그는 ‘한반도 평화경영 전략’을 천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전 지사는 이날 기조발제를 통해 “남측이 북측의 경제발전 기반 구축에 기여하고, 한반도 번영의 남북경제 공동체로 발전시켜 나감으로써 한반도가 동북아 경제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남북경제협력 10개년 계획과 같은 남북 공동의 실행의지가 담긴 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놓을 것이라고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손학규 캠프 주변에서는 “이런 손학규 전 지사의 행보에 ‘햇볕정책 계승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이 정책을 수립·집행해왔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를 지지하는 호남인들을 끌어오겠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한다.
지난 1일 손 전 지사는 정치행보를 재개하면서 광주를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전남대 강연에서 “광주가 선진평화의 미래를 창조하는데 대동융화의 정신으로 우리나라를 새롭게 이끌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를 바란다”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손 전 지사는 5·18 기념행사 때 다시 한 번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그는 충청권을 겨냥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대선출마를 포기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충청권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릴 예정인, 1000명 이상의 대전·충남 인사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지지대회는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손 전 지사측은 “이 행사는 손학규 전 지사를 지지하는 교수 및 전문가 그룹이 조직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진영의 한 인사는 “이런 충청권의 움직임은 차기 대선과 관련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호남과 충청을 아우르는 손 전 지사의 행보가 일정한 성과를 거둔다면, 범여권 진영은 ‘서부벨트 복원’이라는 필승카드를 손에 쥘 수 있다. 이 경우 그 일등공신인 손 전 지사는 자연스럽게 범여권 내부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손 전 지사는 지도밖 행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일부터 광주·대구·부산을 차례로 방문, 강연정치를 해왔던 그는 내주에 충청과 강원, 수도권을 연이어 찾아 지역 조직 구축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그리고 이미 알려진 대로 내달 10일에 ‘선진평화연대’를 출범시키면서 독자세력화에 마침표를 찍을 계획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열린우리당의 김부겸·정봉주·조정식 의원 등 중도개혁 성향의 초·재선 의원들이 손 전 지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손 전 지사가 독자 세력화를 완료할 즈음 선진평화연대의 발기인 등으로 참여하면서 그에 대한 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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