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삼천천을 거닐며!
전주 삼천천을 거닐며!
  • 고재홍
  • 승인 2011.06.2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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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천은 신도청 앞을 흐르는 하천이다. 흔히 전라도 풍수를 말할 때 섬진강과 영산강, 금강과 만경강, 동진강이 사방으로 향하니 ‘산발(散髮)형’이나 ‘봉두난발(蓬頭亂髮)형’이라 한다. 판소리 춘향가 한 대목인 '쑥대머리'처럼 머리털이 마구 흐트러진 상태다. 만경강 상류 삼천천 주변에 신도청이 들어섰다.

정식명칭은 三川이나 주민들은 三川川이라 부른다. 중화산동과 효자동을 비롯 주변에 인구가 몰린다. 효자 4동 인구는 5만명으로 도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동이다. 무주 2만5,312명과 장수군 2만3,281명을 합친 것보다 많다. 중화산 1.2동도 인구가 급증한다. 화산 서쪽 신개발지 주민이 새벽이나 밤에 주로 이용하는 산책 및 조깅 코스가 삼천이다.

삼천은 국가하천인 만경강 상류 지방하천으로 국가하천인 전주천처럼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며 도심을 관통한다. 도청 옆 효자다리가 107m로 전주천 다가교 보다 두배 정도 넓은데 명칭이나 하천등급에서 전주천에 밀려 형제가 뒤바뀐 느낌이다. 삼천 양쪽에 각각 개설된 도로 4차선을 합치면 150m 가량이 아파트 숲속, 도심의 바람 길이 되고 ‘열섬현상’을 막아준다.

후덥지근한 날씨에는 새벽이나 밤중까지 가히 인산인해다.

도청 옥상에서 바라보면 전주가 한 눈에 들어오고, 전북 명산인 모악산, 고덕산, 기린봉과 경각산은 물론 익산 미륵산과 용화산, 봉동 봉실산, 진안 운장산이 가깝게 보인다. ‘도민전망대’를 설치하면 어떨까? 삼천 발원지는 모악산 서남쪽 구이면이다. 임실과 완주 경계 막은댐에서 갈라진 물이 원백여에서 흘러든 물과 합쳐진 후 안덕에서 발원한 물과 함께 구이저수지를 이룬다. 저수지 바로 밑에서 경각산과 고덕산에서 각각 흘러든 물과 합해 전주로 흘러들다가 중인리 물과 합해 삼천이다. 완주 상관과 임실 관촌 경계인 슬치에서 발원한 전주천과 서신동 추천대(楸川臺)에서 만난다.

오리, 재두루미, 해오라기, 왜가리 등 조류와 잉어와 붕어 등 수많은 어류로 깨끗해졌음을 알 수 있다. 팔뚝만한 잉어 수십 마리는 쉽게 볼 수 있다. 콘크리트 수중보를 제거하고, 여울과 물웅덩이 조성 등 전주시의 친환경 하천조성 때문이다. 평화2동 원당교~서신동 전주천 합류점까지 11km에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상류 원당교~효자다리까지 8.2km이고, 전주천 합류점까지는 2.8km 하류로 더 가야한다.

새벽이나 해가 진후 지척인 삼천으로 발길을 돌린다. 이동교 부근에서 철도 침목 계단을 통해 고수부지로 내려가 남쪽 상류 방향으로 발길을 잡는다.

곳곳에 하천을 건널 수 있게 2~3m 크기의 널찍한 자연석으로 징검다리를 만들었는데 운치가 있다. 물빛도 투명해 마음도 맑아진다. 산책로가 하천 양쪽에 개설돼 사람들이 그치지 않는다. 운동기구도 곳곳에 설치됐다. 꽃잔디, 기생초, 샤스타데이지 등 초화류만 471만본, 영산홍, 조팝나무, 회양목 등 관목류 3십만본이 식재됐고 징검다리만 7개소란다.

사시사철 변하는 색깔에 유채꽃, 갈대와 억새, 창포, 철쭉, 코스모스 등 무수한 식물은 물론 새와 물고기를 보는 기분도 쏠쏠하다. 조롱박 터널이 관심을 끌더니 올해는 ‘머루’ 터널을 만들어 벌써 군침이 돈다. 우림교만 지나면 아파트가 사라지고 모악산이 보이며 삼천동 농수산물시장부터 농촌 평야부로 물도 마음도 한결 맑아진다. 사진 찍는 재미도 적지 않다. 원당교까지 전주시의 세세한 노력이 엿보인다.

전주시에 찬사를 보내며 운동기구 하나 손상치 않는 일등 시민의식에도 고마움을 느낀다. 이 물이 흘러 전북의 곡창을 적시고 새만금을 거쳐 갑문을 통해 바다로 흐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겨울철은 물론 3~4월께 물이 크게 부족해 어떤 때는 수천 마리 물고기가 산소부족으로 퍼득거리며 사투를 벌인다. 근년에는 물고기가 몰사 당할 위기에 간신히 비가 내려 생존할 수 있었다. 보행자 보호를 위한 ‘교통섬’처럼 이동교나 효자다리 위 아래로 ‘생존湖’를 설치함이 어떨까? ‘전북도 수계별 면적과 인구’는 만경강이 1527㎢에 100만여명, 동진강이 1129㎢에 26만9515명, 섬진강이 2147㎢에 18만7271명, 금강이 1832㎢에 9만9836명, 기타 1418㎢에 29만7655명이 거주한다. 비좁은 만경강, 특히 삼천 주변에 몰려 사니 삼천에 섬진강 용수도 끌어들여 하천유지수 활용이 어떨까? 막은댐에서 백여리까지 도수터널로 물을 끌어 들이며 소수력발전도 하면 금상첨화다. 깨끗해진 물로 효자다리 상하류에 초대형 분수도 기대된다. 동진강. 만경강. 금강. 섬진강에다 변산댐 물까지 전부 새만금에 모여 ‘댕기머리’가 되는 셈이다. 관심을 촉구한다./편집부국장/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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