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달임
복달임
  • 이옥수
  • 승인 2009.07.1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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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달임 
 오늘은 초복이다. 복날이 오면 몸을 보할 음식을 먹게 되는데, 이런 복달임 음식으로 우선 삼계탕과 수박이 떠오른다. 지역에 따라선 팥죽을 쑤어 먹기도 하고, 증편이라는 막걸리 냄새가 나는 떡을 빚어 여럿이 나눠 먹기도 한다.
 이런 음식들은 혹은 성질이 차서 시원함을 느끼게 해 주며, 혹은 더워서 이열치열로 속을 따뜻하게 만들며 거뜬히 여름을 나게 해준다.
 복달임 음식으로 그러나 개장국만한 것이 있을까. 개장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 보신탕이라고도 불리는 그것 말이다. 꼭 복날만이 아니라 적지 않은 한국인들이 이 음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하며 평생을 살아간다.
 이것과 관련하여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평소 집에서 정성스럽게 그야말로 애지중지하며 강아지를 키워 중개 정도의 몸집이 된 어느 날 그것이 푹 삶아져서 식탁에 오르는 일이다.
 이해하거나 말거나 이런 개고기를 먹는 게 우리의 식문화다.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드로가 엄청 비판 비하한다지만, 알고 보면 동물애호가인 그녀를 프랑스에서도 지나치다 여긴다니 까짓 것 좀 무시해도 좋을 듯하다.
 하여간 개고기는 동양 의학에서 ‘성분이 매우 더워 양기를 돋우고 허(虛)를 보충하는’ 건강식품으로 말하고 있으므로 기회가 닿으면 복날에 한 차례 먹어 보양을 도와도 괜찮다고 본다.
 막상 먹자니 좀 내키지 않은가? 그렇다면 다음 자료를 참고하라. 우리나라 성인 75%가 개의 식용을 찬성하고, 한해 205만 마리의 개가 소비되며, 개고기 시장 규모가 1조4000억 원에 이른다. 50대의 81%는 물론 10대의 60%가 이미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있으며, 한국인은 1 년에 평균 4.6 회 가량 개고기를 먹고 있다.
 이 대열에 참여하기 쉽지 않다면 복달임으로 뭐가 좋을까? 민어매운탕이나 민어찜이 좋다. 정약전의 ‘자산어보(玆山魚譜)’는 민어가 “맛이 달고 회로도 먹기 좋다.” 하고, 또 “개위(開胃)하고 하방광수(下膀胱水)한다.”하고 있다. 식욕과 배뇨에 특효라는 얘기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도 있다. 하여간 온난화로 더욱 더워진 올여름 부디 건강하게 지내시기를….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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