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益城‘ 家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益城‘ 家門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 고재홍
  • 승인 2009.06.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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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5일 학교법인 益城學園 ‘지승룡’ 이사장이 전북대학교에 20억원을 쾌척했다. 선친인 유당 ‘지성양’ 선생 작고 10주년을 맞아 1955년 전북대 농학과 졸업한 선친의 '교육보국 인재양성'의 유지를 받들어 연구기금을 내놓은 것으로 기업이 대형건물을 지어준 것 외에 전북대 개교 이래 가장 큰 금액이다.

익성학원 익산중. 고교는 미륵사지와 마한.백제 중심지로 한적한 금마면에 위치해 명문대학 진학으로 유명하다. 더욱 이번 쾌척은 조부와 부친을 거친 3대에 이어진 것이어 의미가 깊다.

사실 엄청난 재벌이 아니면서 ‘익성 가문’처럼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를 오랜 세월 실현한 경우는 흔치 않다. 프랑스에서 나온 말로 “富와 다른 특장점을 지닌 사람이 갖지 못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원래는 ‘귀족의 의무’라는 뜻이지만 만민이 평등한 지금은 혈통귀족이 아니라 ‘정신귀족’으로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말한다. 민주화되고 경제발전을 이룩한 현대에는 권력이나 재력 있다고 무조건 머리를 숙이는 시대가 아니나 이처럼 오랜 세월 덕행을 실행해온 경우는 다르다.

‘익성가문’은 “3대에 걸친 부자도 어려운데 3대에 걸친 육영사업을 이룩했다“

松竹에 싸인 금마산 중턱의 익성학원은 지 이사장 조부로 육영에 뜻을 두고 가난과 무지에서 벗어나는 길은 교육에 있음을 통감한 益城 池泰淳(1902~1979) 선생이 1948년 익산중학원으로 인가 받아 설립했다.

온갖 역경을 딛고 성장한 익성학원은 선생이 작고할 때까지 ‘태동기’를 거치며 설립자의 근검과 끈질긴 노력으로 태산처럼 우뚝 섰다. 익산중학이 두각을 나타내자 농촌에 맞는 고교의 필요성을 절감한 주민 열망이 수용돼 1966년 익산고교를 정식 개교했다. 날로 발전하던 익성학원은 1970년 대형 화재로 본관 교실이 전소됐을 때 설립자가 사재를 헌납해 연말에 교실을 준공하는 험난한 세월을 거쳤다.

1979년, 아들인 제2대 裕堂 池成洋(1931~1999) 이사장이 취임하며 익성학원은 괄목할 ‘발전기‘를 맞는다.

이듬해 도심에도 힘든 현대식 교실을 준공하는 등 수많은 부속건물과 운동장을 비롯한 시설 확충에 노력했다. 부친을 기리며 ‘익성기념관’을 준공해 다목적 실내 체육관과 강당, 독서실, 무용실, 가사실로 활용해 全人敎育과 지역문화 센터 역할도 충실히 해낸다.

지성양 이사장이 세상을 하직하며 “익성학원을 전국 명문사학으로 육성하라“는 유지를 남기며 안양시 소재 건물과 시가 120억 가량인 신흥증권 주식 53만주를 학교법인에 기증했다. 이 기금으로 2천년부터 전국 영재학생을 선발해 서울대학교 등 명문대학 진학에 탁월한 성과를 남겨왔다.

1999년, 현재 제3대 지승룡 이사장이 취임하며 익성학원은 ‘제2의 창학기‘를 맞아 신흥명문으로 확고히 뿌리를 다졌다.

설립자인 조부의 건학정신과 선친 유지를 받들어 미래가 요구하는 인재육성을 위한 호남 제일의 명문사학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승룡 이사장은 본관 4층 신축과 현대식 기숙사 ’유당관‘ 건립에 나서 영재학생이 편안히 학업에 정진토록 했다.

전국 일간지에 거액의 광고비로 영재장학생을 모집하는 등 파격적 노력과 교사의 끈질긴 의지로 익산고교는 면단위 농촌학교로써 대학진학의 명문 반열에 올랐다.

‘농촌학교의 반란'으로 표현되며 사교육비를 줄이고 공교육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간 익산중과 익산고교는 1만7천명 동문을 배출해 국가와 지역의 동량으로 활동한다. 지 이사장은 지난해 120억원을 출연해 부친을 기리는 '유당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전국 각지 어려운 대학생에 장학금을 지급한다.

“익산고는 무한한 가능성과 꿈이 있습니다(The Dream of IKSAN high School that creates amazing legends)“라는 목표로 매진하던 익성 가문이 금번 전북대에 20억원이라는 발전기금을 쾌척해 육영의지가 익산 금마와 익성학원을 벗어나 전북과 전국으로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인재양성에 노력한 선친(지성양 전 신흥증권 회장)의 뜻을 받들어 고향의 대표 국립대학이자 선친의 모교가 더욱 발전하기 바라며 기금을 내놓았다"는 지 이사장은 "연구기금이 초석이 돼 전북대가 세계 100대 대학으로 발전해 세계적 석학을 많이 배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전북대는 '유당 지성양 학술연구기금'으로 지정해, 대학 경쟁력강화를 위한 연구지원 사업에 활용한다. ‘益城‘ 家門의 3대에 걸친 육영사업에 진심으로 고개가 숙여진다. /편집부국장 고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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