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초발심 예찬
(데스크에서) 초발심 예찬
  • 이옥수
  • 승인 2009.06.0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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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의 절반이 넘어 가고 있습니다. 세월은 정말 유수 같아서 단오도 지나가고 어느덧 하지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연초에 계획했던 일들이 모두 잘 진척되어 가고 있는지 묻고 싶다. 나라 정치를 하시는 대통령은, 그리고 내각은, 국회의원·시의원·시장 군수는 잘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돌아오는 대답은 별로 신통치 않을 것 같다. 그 어느 곳 하나 제대로 굴러가고 있는 곳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정권을 넘겨 주고 낙향하여 산지 1년 반도 채 안되어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나라, 위기가 올 때마다 툭하면 북한 핵문제가 터지고 북한문제가 온통 언론매체에 도배하다시피 하는 나라, 국면전환용인지 뭔지는 몰라도 참으로 딱한 실정에 놓여 있다.

경제는 세계경제의 도미노현상으로 기사회생할 기미마저 보이지 않고 물가는 갈수록 올라서 서민경제는 허리띠를 졸라매도 더 이상 조를 힘마저 없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한 이 시점에서 대다수의 국민은 과연 무슨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도덕과 학문이 있는 사람을 예찬해 왔다. 그리고 나라와 백성을 위하여 목숨을 초개같이 던지는 위인들을 흠모하여 왔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로 그들을 기리는 날이다. 그 수많은 선인들의 피와 땀과 정열이 있었기에 이 나라가 존재한다. 그러나 국민을 위한다고 외치는 위정자들은 정말 사심없이 힘없는 서민을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을까? 제발 민초들의 위에서 권력을 이용하여 군림하지나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예로부터 사람은 뜻을 세워야 한다고 하고 수행자는 원력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뜻을 세우고 원력을 세우는 것이 바로 마음을 내는 발심(發心)이다. 발심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다.

각자가 마음먹기에 따라서 하고자 하는 일과 그 질이 달라진다. "늘 바라보는 강물의 낙조도 학이 있으므로 다르게 느껴진다"라고 하는 말이 바로 이러한 뜻이다. 마음은 모든 것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 우리는 우리들의 마음 밭에서 품종을 개발해내고, 경작 방법을 새로이 개발한다면 그 마음 밭의 가치도 달라질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 밭에서 거두어 들이는 수확도 달라질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 밖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하지 자기 내면에 무한한 보물창고가 있는 것을 대부분 모르고 있다.

우리는 공부를 해도, 사업을 해도, 정치를 해도, 국가를 경영해도 시작은 발심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본 마음이 그대로 끝까지 유지되도록 늘 자신을 살피는 작업도 게을리 해서는 되지 않을 것이다.

처음 마음을 그대로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는 것 때문에 모두가 실패를 한다. 이 나라를 움직이는 그 모든 이들이 초발심(初發心)을 잃어 버렸기 때문에 국가의 안보가 흔들리고 경제가 파탄을 맞이하고 민심이 이반하는 것이다. ‘초발심(初發心時便正覺)’이라고 한다.

즉 ‘처음 마음을 발할 때가 문득 바로 깨달음이라’라고 한다고,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 자신을 뒤돌아 볼 줄 아는 삶은 참된 삶이요.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희사(喜捨)는 기꺼이 나눌 것을 발심하고, 도리(道理)를 지키는 것은 도리를 지키려고 발심하는 것이다. 인내는 인내할 것을 발심하고, 근면(勤勉)은 부지런히 일할 것을 발심한다. 수양(修養)은 열심히 수행할 것을 발심하고 지식·지혜는 따르고 추구할 것을 발심한다.

불교에서는 사람들에게 자비심을 내라고 보리심을 내라 하고 진취심을 내라고 격려하고 있다. 금강경에서 "머무른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고 하였듯이 자신을 버리고 하염없이 낮추어서 일체중생을 제도하겠다는 그 원력과 마음처럼 우리 모두가 초발심으로 돌아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가 좀 제대로 된 나라로 바로 섰으면 합니다.  부안=이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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