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테크노파크 싹수가 노랗다’
‘전북테크노파크 싹수가 노랗다’
  • 임종근
  • 승인 2009.06.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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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정치부장 임 종 근
‘전북테크노파크 싹수가 노랗다’

전국 경제의 2%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도 도내 중소기업들의 창의적인 발상과 아이디어로 틈새시장을 비롯,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전국 광역별로 정부 및 자치단체에서 출연한 (재)테크노파크가 있다. 이 기관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기업지원과 아이디어 창출 등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국비를 확보하여 사업을 벌인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사업으로 홍보물제작, 시장동향조사분석, 전시회 참가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업체당 최고 3천만원을 지원한다고 공모했다.
이번이 첫 사업으로 자금을 받기 위해 선 회비 명목으로 사업비의 20%(600만원)을 선납 조건이 있다. 아울러 회비가 적을 경우 총괄책임자의 판단 아래 중소기업 지원한도를 떡 주무르듯 하겠다는 것이다. 옛말에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나고 떡잎은 새싹부터 알 수 있다.’고 했다. 못된 것은 빨리 아는 것처럼 중소기업 지원이 아닌 이 사업을 빌미로 회비를 선납 받겠다는 의도이다.
전라북도는 이 재단에 지도감독권이 있다. 행여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지적해 둔다. 이 재단의 이사장이 바로 전북도지사이고 원장의 임명제청 등 사실상 인사권자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 관계자의 해명에 왠지 모를 눈물이 날 정도로 하품이 난다. 그 이유는 3천만원에서 회비 600만원 선납하더라도 남는 장사가 아니냐는 것이다. 정말 고마운 공무원이다.
해명대로 한다면 전북도 자금은 ‘눈먼 돈’이라는 것이다. 도민의 귀중한 혈세를 가지고 남는 장사라고 표현하는 자체가 자질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철저한 진상파악과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물론 정부나 도에서 지원해 주는 사업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그 상징성의 파괴력은 막강하다고 볼 수 있다. 돈 몇 푼 지원받고 지원법인 관계자나 도 담당자로부터 ‘이래라 저래라’ 속 뒤집힌다는 기업관계자들, 그러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까닭은 기업이력과 신뢰구축, 금융부문의 신용보증 관계 등 향후 기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전북도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관련 유관기관과의 업무분담 및 협조도 잘 되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일부 망상에 빠진 직원들, 기업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 지원해 주는 것이 공직자와 지원법인의 태도일 것인데 내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는 일념으로 기업을 상대한다면 분명 실패한 기업지원일 것이다.
그러나 작금의 형태를 보면 전북도의 기업지원 사업이 퇴색되어가고 있어 지금의 전북도의 경제정책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회비가 20%가 아닌 2%라면 이해는 된다. 우리 사모임에도 식사비 또는 경조사비 명목으로 각출하는 경우가 있다. 단체의 단합과 조직의 운영상 피치 못할 운영경비는 필요하다.
그러나 이건 너무 과도한 것 아닌가. 그것도 선납조건으로...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궁금하다는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의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고 창피하다. 필자도 전북도 출생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철밥통’이란 말에 일부 공무원들은 발끈한다. 듣기 싫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일각에서는 아직도 공무원보다는 ‘철밥통’이란 용어쓰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 그만큼 옹색하고 생색내기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전북경제와 우리 모두를 위해서라는 인식의 결여, 나 자신만, 내 자리를 보존할 수 있다면 옹색하고 치졸해도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는 이런 발상이 아직도 민원인들의 머리에는 지워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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