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건설업계, 불황의 늪에서 허덕
전북 건설업계, 불황의 늪에서 허덕
  • 이용원
  • 승인 2024.03.25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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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건설업계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형국으로, 신규 수주는 줄고 중소-중견 업체들의 폐업 신청만 늘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건비와 자재비 급등,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화까지 겹치고 있어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부도 건설사는 총 6곳이다. 경북, 경남, 울산, 광주, 제주 등 지방 소재 전문건설사를 중심으로 무너져 내렸다. 모두 도급순위 상위권 중견 건설사들이다.게다가 폐업은 무려 565곳으로 건설사들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북지역에서도 중견 건설업체에 대한 자금난과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중견 건설사 1곳이 무너질 경우 이에 딸린 100여 곳이 넘는 하도급 업체도 같은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지역 건설사들의 도미노식 도산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도내 1,166개 종합건설사 가운데 지난 해 손익분기점인 50억원 이상을 수주한 업체는 85개사에 불과하고 402개사는 공공공사를 단 한건도 수주하지 못한 상태다.

새만금 관련 공사 같은 대형 공공시장을 이미 외지 대형건설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경기로 민간 건설공사마저 크게 위축돼 상당수 건설사들이 개점휴업상태를 맞고 있다.

민간 건설시장에서라도 지역업체들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적극적으로 모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주시에서 송천동 에코시티와 감나무골 재개발 아파트 건설공사 같은 대형 민간공사에 지역업체 하도급 확대와 지역자재 사용을 권장하면서 하도급계약이 45%, 자재사용이 67.1%에 이르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원청시공 대부분을 외지 대형건설업체들이 도맡으면서 연간 수조원 이상의 지역자금이 외지로 유출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해 말 정비사업 시공에 지역 업체 참여시 용적률 인센티브 비율을 기존 15%에서 20%로 확대하기 위해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변경했다.

대구 이외에 부산이나 대전에서도 지역업체들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시는 아직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전주시의 2030 도시주거정비 기본계획에는 담겨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의회승인 절차가 남아 있어 용적률 인센티브 비율 등 구체적인 계획안이 확정돼 시행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모될 전망이다.

감나무골 청약대박 여파로 전주지역에 정비사업 추진이 잇따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시행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도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게 되면, 하도급으로 들어가 있는 수많은 지역 전문 건설업체들도 곧장 경영난에 봉착하게 된다"며 "특히 최근에는 원자잿값 인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관급 공사 입찰에도 나서지 않을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지역 업체들도 불안감에 떨기 보다는 업역 다각화와 전문화로 현재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3대 디벨로퍼로 불리는 건설회사들도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말 숨고르기를 하는 부동산 시장에서 기회를 잡고 성장했다”며 “현재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며, 경기부진의 터널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건설, 부동산 업계가 조급함에서 벗어나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여유와 터널의 끝에서 펼쳐질 새롭고 더 큰 기회가 무엇일지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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