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선거, 모함고발에 자살까지
조합장선거, 모함고발에 자살까지
  • 고재홍
  • 승인 2009.03.24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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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개혁' 요구가 거센 가운데 읍면 농협장 선거가 극히 혼탁하다. 학연.지연.혈연으로 나뉜 조합장 선거는 지역. 문중대결로 변질되거나 오래 전 금품제공이나 농협 문제점을 선거직전 제보고발과 항의농성으로 유력후보 ‘흠집내기’에 활용된다는 풍문이다. 급기야 익산 금마 현직조합장이 선거직전 목을 매 심폐소생술과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다 23일 사망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한마디로 “농협개혁은 고사하고 갈수록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최근 서울농협중앙회에서는 '농협개혁촉구를 위한 전국농민대회'가 개최됐다. “농협은 신용사업에는 1만2천여명을 두었으나 경제사업에는 1천여명 직원만 두며 농업보다는 자신들의 ‘밥벌이’에만 신경 쓴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前농협중앙회장 비리로 촉발된 농협개혁은 농협법 개정. 중앙회 권한분산을 통한 소유와 경영의 분리, 금융업무만 몰두하는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로 경제사업활성화를 꾀하며, 불필요한 인력과 시설축소 등이 주요 목표다.

그러나 ‘농협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기득권 세력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에 좌초될 우려도 많다. 중앙부처. 지방관서. 공기업 등 모든 조직이 다른 분야 조직개혁에는 동의하나 “우리만은 절대 안 된다”는 기득권 고수가 극심하다.

익산지역도 함열지역 '농협 회의실 사태'로 구조개혁 문제가 불거졌다. '함열농협'은 40년 된 비좁고 낡은 건물 안전진단 'D등급' 판정으로 신축이 급하나 수십억원 재원과 농협사무소간 거리제한 규정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함열농협'은 공간부족으로 '농협중앙회 함열지점' 회의실에서 직원회의와 영농교육에 활용했으나 ‘함열지점’은 지난해 11월 "리모델링 후 고객휴게실로 사용할테니 비워 줄 것"을 통보해 함열농협이 크게 반발하며 육묘장 하우스를 다섯 달째 회의실로 활용한다.

'함열지점' 철수여론은 “일반기업체 당좌거래 등을 할 수 있는 제1금융권 함열지점 폐쇄는, 제2금융권인 함열농협은 이런 업무를 할 수 없어 주민피해만 입게 된다“며 잠복됐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난립한 농협 철수나 통합 및 업무확대로 농민과 농협이 상생하는 하부조직 개편을 주장한다. 당좌거래나 외환, 펀드 및 수익증권, 퇴직연금 등 농협중앙회 업무를 지역농협도 맡도록 해 함열읍에 세 개나 난립한 농협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함열 인구는 8천명이나 859㎡ 방대한 사무실에서 금융업무만을 해온 농협중앙회 함열지점에, 함열농협, 익산군산축협 등 세 개 농협 외에 익산신협, 함열신협, 우체국 등 6개 금융점포가 난립해 ‘제 살 깎아 먹기식 업무경쟁’이 치열하다.

작금에 지역 농협장 선거가 지역과 문중 대결은 물론 모함고발자살까지 난무한다.

지난해 1월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2007년말 '함열농협' 조합원들은 "가격이 폭등한 '찰벼'를 일찍 매각해 조합에 수억원 손실을 끼쳤다"며 농성을 벌이고 당시 조합장에 변상과 자진사퇴를 요구했는데 ‘선거용 논란‘도 제기됐다.

지난해 5월 ’서익산농협‘ 선거는 함라.웅포 지역대결이 극심한데다 '같은 집안'에서 두 명이 출마해 문중내 알력으로 이어졌다. ’황등농협‘은 ’저온창고 건립을 위한 도비 및 시비‘ 확보 공로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지역 도의원과 시의원에 지난해 2월 공개 전달한 황금열쇠’ 내용을 반년후인 선거직전 제보해 언론에 보도됐으나 당시 조합장이 압도적으로 재선에 성공해 오히려 '역작용'했다.

급기야 '금마농협'은 현조합장에게 반년전 ‘ 아들 학자금’을 받은 O모씨가 최근 제보해 선관위가 조합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잡음이 일자 이달 24일 조합장선거를 앞두고 현직 조합장이 목을 맨지 5일만인 23일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4년전 금마농협이 기존건물을 인수해 '하나로마트' 리모델링 과정에서 현조합장 초중고 동창이자 오랜 친구인 세입자 O씨가 비워주지 않아 공사가 장기간 늦어지며 관계가 악화됐다.

조합장은 "미안한 감정을 해소하고 오랜 친구 사이를 복원하기 위해 O씨 아들 학자금으로 보태라"며 지난해 9월 200만원을 전달했으나 최근 제보로 선관위가 검찰에 고발하자 '인간적 배신감과 심적부담'을 견디지 못해 자살까지 확대됐다.

'황금열쇠' 사태에 이어 ‘현직조합장 자살기도’까지 벌어지자 “농업과 농민은 어려운데 조합장 직위가 엄청난 봉급과 판공비 등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가” 쑥덕공론도 많아 차제에 농협중앙회는 물론 단위농협 등 하부조직 개혁도 뒤따라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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