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자유와 언론 기관의 책임?
언론 자유와 언론 기관의 책임?
  • 전주일보
  • 승인 2024.03.18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일 대통령실이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대통령실의 언론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듯하다.

, 언론 공지를 통해 언론의 자유와 언론 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다라고 말하고 우리 정부는 과거 정권들과 같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인을 사찰하거나 국세청을 동원해 언론사 세무사찰을 벌인 적도 없고, 그럴 의사나 시스템도 없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황 수석이 14MBC 기자 등 일부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내가 ()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며 당시 오홍근 기자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위협하는 듯 말한 데 대한 해명을 한 셈이다.

대통령실의 중요 간부가 그런 협박성 발언을 서슴없이 할 수 있을 만큼 실제 언론들은 살얼음판을 걷듯 취재와 보도에 조심조심하고 있다. MBC가 대통령의 부적절해 보이는 발언을 맨 먼저 보도했다는 이유로 순방 전용기 탑승을 거부당하는 등 밉보이면 어려움을 당한다.

이런 현실에서 18일 대통령실의 해명성 발언은 그다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아울러 정말 대통령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안다면 먼저 황 수석을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는 것이 순서다. 그저 대통령실은 언론에 대한 제재를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사안이 아니다.

회칼 위협이라는 심각한 언론압박 사안을 단순히 개인적인 일탈 정도로 치부하려는 게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얼버무려서는 안 된다. 언론에 대한 강압 내지는 압력도 행사해 본 적도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다라는 말도 전혀 곧이들리지 않는다.

거기에 더해 언론 자유와 언론 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다.’라는 대목은 그야말로 기자들에게 꼭뒤를 누르는 의미가 숨어있다고 본다. ‘언론 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이라는 말은 그럴싸하지만, 무서운 말이다.

기자가 작성한 기사의 내용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 간단한 기사 한 줄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해관계가 있는 기사를 쓴 기자와 언론사에 미운털이 박히면 얼마든지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권력이 언론마저 완전하게 장악해버리면 정말 국민은 귀먹고 눈먼 삶을 살게 된다. 물론 인터넷 발달로 완벽하게 감추고 덮을 수는 없지만, 공익을 내세운 통제가 언로를 막아서는 안 된다. 언론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