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데이’만 수십개 시민들 피로감 느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챙겼는데 비싸기만 하고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이제는 안 챙기기로 했다”
치솟는 물가와 지나친 상술에 화이트 데이 등 각종 기념일을 외면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김모(30대)씨는 “여자친구가 사탕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화이트 데이라고 비싼 돈 주고 많은 사탕을 구입하는 것은 낭비인 것 같다”며 “여자친구도 돈이 아깝다고 하지 말자고 해서 기념일은 서로 생일만 챙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장인 이모(30대)씨도 “주변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는 기념일이 지나친 상술로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있는 것 같다”며 “몇 년 전부터는 마음을 전하는 느낌이 아니라 부담만 느껴져서 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모(20대)씨도 “단순 초콜릿, 사탕 가격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며 “예전에는 주변 사람들 대부분을 챙겼는데 가격이 너무 치솟아서 몇 년 전부터 선물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이 각종 데이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OO데이’가 우후죽순 늘어남에 따라 의미가 퇴색되면서 시민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과거 전국 13~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데이(기념일) 문화’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지나치게 많은 데이로 인해 점점 더 피곤해지는 느낌이다’고 답하기도 했다.
실제 대표적인 발랜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빼빼로 데이 뿐 아니라 삽겹살 데이, 로즈데이 등 현재 ‘OO데이’만 수십 개에 달하고 있다.
전주에 살고 있는 김모(30대)씨는 “발랜타인 데이 등이 마케팅 효과가 좋으니깐 ‘OO데이’가 너무 많이 생겨난 것 같다”며 “날짜 숫자에 굳이 의미를 부여해서 각종 데이를 만드는 것은 상술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성모(30대)씨가 “각종 데이를 챙기면 주변에서 호갱(호구·고객) 소리를 듣기도 할 정도로 지나친 상술에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예전보다 많이 안 좋아진 것 같다”며 “무분별한 데이 마케팅은 업계 이미지만 안 좋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