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초저녁
아버지의 초저녁
  • 전주일보
  • 승인 2024.02.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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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처마에서 땅거미가 줄을 타고 내려 와 
어둠으로 집을 짓는다 
그때서야 아버지는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잠시 굽은 등을 편다 

댓돌 아래 마당에는 모깃불 한 무더기 아버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 같은 고단한 하루를 태우면 이름 모를 풀벌레들이 아버지 곁에서 밤을 새워 무릎을 세워도 좋을 짧은 여름 밤 별들이 지상으로 쏟아져 내려 이 세상이 별 밭이 되면 나는 밤새도록 아버지의 거친 손을 잡고서 곰발바닥 같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간다 

찬 서리 내리는 가을 날 
감나무 가지마다 
등불 하나씩 내다 걸면 
그때 아버지가 걸어 온 길 하마 보일까 

미어지는 가슴으로 엷은 코고는 소리에 목침을 돋아 고여 주면 잠든 줄만 알았던 아버지의 눈가에 이슬방울 방울방울 번지며 별처럼 빛나는 어느 여름 아버지의 초저녁 


#초승달은 양 끝이 눈썹 모양과 같이 한 쪽으로 긴 달이다. 그림이나 상징물에 주로 이용되며 실질적으로는 서쪽으로 가는 달을 초승달이라고 부른다. 아침 (오전)에 떠서 한낮쯤이면 남쪽에 이르는데, 이 무렵에는 햇빛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달은 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삭朔으로 시작해 상현달-보름달-하현달-그믐달 순으로 모습을 바꾼다. 초승달은 음력 3~4일경 뜨고, 그믐달은 음력 26~28일 즈음에 볼 수 있다. 초승달과 그믐달은 손톱 모양을 이용해 구분하기도 한다.

손을 손등이 눈앞으로 향하게 해서 볼 때 달의 모습이 왼손 엄지손톱같이 오른쪽으로 보이면 초승달, 오른손 엄지손톱같이 왼쪽으로 보이면 그믐달이다. 이 방법은 우리나라와 같이 지구 북반구에서만 맞다. 남반구에서는 달의 모양이 북반구와 정반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반구에서 보는 초승달은 달의 왼쪽, 그믐달은 달의 오른쪽이 눈썹 모양이다. 로마인들은 ‘달은 거짓말쟁이다’라는 격언을 이용해 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기도 한다.

달이 거짓말쟁이이기 때문에 ‘점점 작게’라는 뜻의 데크레셴도Decrescendo의 약자인 D와 닮은 달은, 점점 커지는 초승달이며, ‘점점 크게’라는 뜻의 크레셴도Crescendo의 약자 C와 닮은 달은, 점점 작아지는 그믐달이라는 것이다.

로마인들의 이 구분법 역시 손톱 모양을 이용한 구분법과 마찬가지로 북반구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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