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 100도 미달? 괜찮아
사랑의 온도탑 100도 미달? 괜찮아
  • 전주일보
  • 승인 2024.02.06 14: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년째 사랑의 온도탑 100도를 달성하려던 전북 도민의 바람이 무산되었다는 보도가 지난 22일치 도내 일간지에 비중 있게 다뤄졌다. 목표액 1161,000만 원을 설정하고 모금에 나섰으나 89.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1일부터 올해 131일까지 진행된 희망 2024 나눔 켐페인에서 최종 모금액 1043,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9억 원을 모금하여 140.8%를 달성한 데서 자신감을 얻어 목표액을 과도하게 설정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

올해 전북의 모금 목표액 1161,000만 원은 지난해 845,000만원에 316,000만원을 증액하여 무려 37.4%를 올린 금액으로 무리한 목표를 설정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사실 전북은 그동안 사랑의 열매 공동 모금사업에서 늘 최상위 실적을 거두었다.

매년 목표를 조기 달성한 타 시도는 약간 증액하는 정도인데 전북만 갑자기 목표를 무리하게 설정한 데서 차질이 온 것이다. 그동안 전북인들의 이타심은 남다른 데가 있었다. 가난한 농도이면서도 인구도 많고 경제력도 큰 시군보다 많은 모금 실적을 올렸다.

인구수나 경제력으로 보아 어느 시도보다 전북은 많은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항상 초과 달성했다. 이런 성과는 전북인들의 이타심과 남다른 애긍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목표 달성 여부를 떠나 전북인들은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에 미달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공동모금회 모금 내용을 분석해 보면 타 시도는 대부분 기업이 낸 성금이 훨씬 많은 데 반해 전북은 개인이나 소규모 모임이 낸 돈이 많다. 기업이 이런 자선 모금에 낸 돈은 세금 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서 별 부담 없이 낼 수 있다.

전북은 기업 규모가 작고 수도 적어서 기업이 낸 금액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시민들이 십시일반, 남을 돕자는 마음으로 낸 성금인 전북의 실적이야말로 아름답고 고운 시민 정신의 발로라는 데 큰 위안을 삼는다.

가난한 전북 사람들이 호주머니를 털어낸 성금의 가치는 기업들이 경비로 낸 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본다. 어린이들이 코 묻은 돈을 내놓고 얼굴 없는 천사들이 아무도 몰래 힘들여 모은 돈을 놓고 가는 아름다운 인정의 고장 전북이다.

가난하지만 이웃을 살필 줄 알고 내가 먹을 것을 아껴서 어려운 이들을 돕는 천사같은 마음을 지닌 전북인이다. 지나가는 길손을 위해 밥 세 그릇을 더 지어서 아랫목에 묻어두던 아름다운 인정의 고장 전북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목표 설정에 무리가 있어서 달성하지 못한 실적에 마음 상하지 말자. 우리의 성의 껏 마음을 모아 주었으면 됐다. 우리의 모금액은 잘사는 타 시도에 결코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러운 실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