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국회의원 특권의식 돌출행동…민주당이 정쟁 키워"
야4당(더불어민주·정의·기본소득·진보) 원내대표들은 22일 회동을 갖고 강성희 진보당 의원(전주시을)에 대한 대통령실 제압 사태를 두고 대통령의 사과, 경호처장 파면을 요구하기로 했다.
최혜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야4당 대표들은 대통령실의 국회의원 폭력제압 사태와 관련해 오늘 아침 긴급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긴급회의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 야4당 대표들은 대통령의 사과, 대통령실 김용현 경호처장 파면, 진상규명을 위한 23일 운영위 소집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날 강 의원 강제퇴장 조치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개회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오는 23일 운영위를 단독으로 열 방침이다.
앞서 야권은 전날에도 대통령실 경호처의 과잉 경호를 부각하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영상을 보면 대통령실 경호처가 과잉 대응했다는 상황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손으로 막은 것을 언급하며 "입으로 어떤 위해를 가할 수 있느냐"며 "신변 경호가 아니라 대통령의 심기를 경호하는 '심기 경호'였던 걸로 보여진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강 의원이 건넨 '국정기조를 바꾸라'는 말은 우리 국민의 60% 이상이 동의하는 요구사항"이라며 "대통령실 경호처장 경질이라든지 대통령이 사과까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윤준병 의원도 "과잉경호가 아니라 경호를 빙자한 경호처의 완전한 불법 폭력행위였다"며 "경호상 위해로 판단했다고 해명하는 것 자체가 완전한 거짓해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의원은 "대통령의 사과와 경호처장의 경질 및 불법행위에 참여한 경호원들에 대한 처벌이 수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날 강 의원이 윤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강제로 퇴장당한 사건과 관련 "반정부 투사로 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자 하는 운동권 특유의 영웅주의에서 나온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회의원이라서 제압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대통령의 경호시스템을 무시해도 된다는 특권의식의 발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공식 석상이나 언론 서한 등을 통해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할 방법을 선택할 수 있었다"며 "더 큰 문제는 강제 퇴장 사건을 굳이 정쟁으로 키우지 않고서는 배기지 못하는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은 정부의 정치인 탄압 프레임을 강화하기 위해 전라북도 잔칫날에 오점을 남긴 강 의원을 비판하기는커녕, 강제 퇴장을 과잉 경호로 몰아붙이는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비록 직접적인 위해 수준에 이르지 않았어도 대통령의 손 놓아주지 않고 계속 고함 지른 강 의원도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라며 "왜 강 의원만 옹호 대상이 되는지 민주당은 모순을 설명하라"고 지적했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 18일 전북 전주시 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에서 윤 대통령과 악수하는 과정에서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이 강 의원의 입을 막고 강제로 몸을 들어 행사장 밖으로 끌고 나갔다.
/국회=고주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