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도 답답한 전북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에도 답답한 전북
  • 김규원
  • 승인 2024.01.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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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 갤럽이 데일리오피니언의 의뢰를 받아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4%, 정의당 3% 등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호남지역 응답자들의 여론을 보면 국민의힘은 3%에 그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62%로 그 격차가 심하게 나타났다. 호남에서 국민의힘은 정의당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을 보였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9%였다.

호남지역, 특히 전북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그동안 꾸준히 늘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14.4%를 얻어 근소한 차이를 보인 선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조배숙 후보가 2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랬던 지지율이 곤두박질한 이유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일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구실로 전북 예산을 마구 삭감한 데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만만한 전북을 희생양으로 삼는 정부에 대한 반발이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전북 예산이 일부 살아나긴 했어도 삭감액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 각 시도 예산이 모두 지난해보다 증액되었는데, 특별자치도 발족을 앞둔 전북에산이 지난해보다 감소하는 어처구니없는 지역 차별이 자행되었다.

전북특별자치도 특별법이 제정되기는 했어도 아직 관련 법과 규정, 뒤따르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현재대로라면 전북특별자치도 역시 무늬만 특별차지도라는 강원특별자치도와 별반 다르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제 18일이면 전북특별자치도가 정식으로 출범한다. 돛을 올리고 특별자치도라는 바다에 들어서기는 하지만, 그 바다에 어울리는 규모를 갖추지 못해 제대로 바람을 받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 여당은 총선을 앞두고 아예 전북 지역을 포기한 건 아닌지 싶을 만큼 무관심해 보인다. 이제 우리 전북에 남은 방법은 우리 스스로 길을 찾고 열어가는 수단뿐이다. 특별자치도에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특례를 발굴하여 정부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전북 2%의 경제력, 젊은이들이 좋은 직장이라고 자부할만한 기업이 드물고 타 시도에 비해 빠르게 줄어드는 인구, 무엇하나 기대할만한 요소가 없는 전북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이 맨땅에서 출발하듯 막막하다 해도 우리는 이 출발을 기회로 삼아 일어서야 한다. 열 번 백 번을 찾아가서라도 필요한 예산과 정부 지원을 얻어 전북에도 변화를 불러와야 한다. 소멸로 가는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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