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사랑의 온도탑
차가운 사랑의 온도탑
  • 김규원
  • 승인 2023.12.18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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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전주 오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전국 평균 이 42.5도에 이르렀는데 전북은 15.2도, 금액으로는 17억 6,153만 190원을 기록하고 있다. 울산의 12.2도와 제주 13.6도 다음이 우리 전북이다.

그동안 해마다 목표를 초과 달성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우리 전북이 올해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한 상황이다. 물론 올해 목표가 예년과 달리 모금 목표액이 크게 높아져 다소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예상했지만, 현재는 너무 저조한 편이다.

작년 전북 목표액은 84억 5,000만원이었는데 올해 116억 1,000만원으로 무려 34%가 증가했다. 작년 모금액이 119억 원이었던 실적을 참고하여 116억원을 책정한 듯하다. 전북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조금 많은 목표를 설정한 듯하다.

그동안 실적이 좋았으니 목표액을 올리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전북의 도세에 비해서는 조금 과도한 느낌도 있다. 현재 모금 실적이 조금 부진하다 해서 목표액을 문제 삼거나 하면서 남탓을 하려는 건 아니다.

현재 부진한 실적에 혹시라도 목표를 채우지 못할까 저어하는 마음에서 먼저 변명거리를 찾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20년 넘게 이어온 100도 이상 달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마음이 조금 부담스럽다.

물론 아직 2주 남짓 지난 현재 실적을 두고 걱정하는 게 우스운 일이지만, 전북이 너무 저조해서 시도별 사정을 알아보았더니 아무래도 전북의 목표금액이너무 과다하다는 걸 발견했다. 그동안 늘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 해서 지나치게 목표액을 높였다.

부산광역시 인구가 329만8,000명 인데 목표액은 108억 6,000만원이고 325만5,000명의 경상남도 목표도 102억 1,000만 원이다. 대구시 목표도 107억 2,000만원이고, 인천광역시도 목표액도 107억이고 전남도 전북보다 목표액이 적다.

타시도는 모두 예년보다 적거나 비슷한데 전북만 무려 34% 목표를 더 설정한 것이다. 어떤 연유에서 목표액을 턱없이 올렸는지 모르지만, 무리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미달이 되면 기운빠질 일이다. 도민들이 죽어라 성금을 내고도 목표를 채우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가뜩이나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데 무리하게 목표를 올린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목표를 미리 하향 조정하여 모금 운동을 진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이다. 전북만 과도하게 목표액을 올린 게 중앙회라면 어쩐지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전북인들의 아름다운 이웃사랑이 이번 연말에도 멋진 결과로 나타나기를 빈다. 그리하여 올해도 기어이 목표 온도 100도를 넘어 달성하기를 바란다. 어려운 시기에 턱없는 목표를 잡은 듯한 게 못마땅하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못 이룰 목표도 아니라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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