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은 전북의 염원이다
새만금은 전북의 염원이다
  • 고주영
  • 승인 2023.09.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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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예산삭감. 전라북의 희망이었던 새만금이 걱정거리로 전락했다. 전북 발전에 커다란 암초를 만난 것이다. 도민의 아픔이 지속되고 있다. 당장 상처치유는 뒤로하고 이젠 변화된 전략적 접근을 통해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새만금 예산삭감은 충격 그 자체다. 청천벽력(靑天霹靂) 같은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부처가 요구한 새만금 예산 6,626억 원을 기획재정부 심사를 거치면서 1,47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무려 78%를 삭감했다. 대형 국책사업에서 예산 78%를 삭감한 것은 거의 전례가 없다.

항상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전북. 언제나 그랬듯 또다시 변방으로 내몰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를 바라보는 전북인들은 배신감과 허탈감, 모욕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치유될지 걱정이다.

전라북도가 갑자기 왜 이렇게 됐을까? 실마리는 새만금 잼버리 행사 파행이다. 대회 시작부터 준비 부족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제 행사장 취재에 나섰던 한 기자에 따르면 너무도 부실하고 준비 부족이 확실했다고 했다. 물론 일각에선 폭염 등 날씨가 받쳐주지 않은 점을 항변하고 있지만 이는 변명에 불과하다.

이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K팝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하고 마무리했다. 참석한 세계 청소년들은 만끽하고 돌아갔다, 그나마 대회 준비 부족으로 깎인 점수는 일부 만회했다고 본다.

그러나 잼버리 대회가 마무리되자 파행 책임을 두고 '아귀다툼'이 시작됐다. 정부, 정치권, 지자체 모두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책임 공방은 정국 이슈를 집어삼켰다. 지금도 '네 탓 공방', 감사원 감사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조금 더 솔직했으면 좋겠다. 누가 봐도 잼버리는 국제대회다. 따라서 모든 책임은 정부다. 특히 이 대회를 총괄 관장한 여성가족부다, 굳이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국민 대다수는 동의하고 있다.

그렇다고 전북도의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 길었던 준비기간 동안 도대체 뭘 했는지에 대한 비판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하면 모두 '3현 주의'에 입각한 꼼꼼한 업무 수행이 이뤄지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본다.

그런데도 정부, 정치권, 지자체는 지금도 자꾸 '네 탓 공방'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아주 치졸하고 비겁한 행동이라고 본다. 공직자들은 국민에게 혼동을 줘선 안 된다. 윤리 기준에 맞게 처신하고 모범적 행동이 필요하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새만금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이에 전북 출신 국회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연일 규탄에 나섰다. 이들의 촉발 계기로 전북도의원과 시민사회연대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여기엔 전북 정치권은 이번 새만금 예산삭감은 잼버리 파행의 보복이라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상식에서도 볼 때 보복성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이 점에 파장은 더욱 거세졌다. 급기야 전북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전북도의원 등 많은 정치권 인사들이 삭발까지 감행하면서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연일 정부의 부당성을 규탄하며 삭감예산을 복원하라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불난 집 불구경하듯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긴축재정 기조에다 새만금 큰 흐름을 다시 그려야 하고, 새만금 MP 변경을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을 넘어 다른 지역에서도 이해보다는 변명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젠 '국회 몫'이다. 아니 '국회의원들의 몫'이다. 성과를 가름할 시험대에 올랐다. 따라서 이젠 마음을 다잡고 차분하게 전진해야 할 때라고 본다. 여기엔 전북 현안 해결을 위한 마지막 국정감사가 다음 달 10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포괄적 전략도 중요하지만 이젠 '대상' 복원전략 구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정치권의 규탄 움직임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관계 부처의 부당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여론전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 이젠 국회 무대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해결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조금 더 판을 키워야 한다. 우군들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 차원의 지속적 지원, 여야 전북 연고 국회의원들 섭외 결집, 전남 출신 서삼석 국회 예결위원장 등을 설득 1순위로 정해 정당성 등을 설파하면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또한 '삭감예산 정상화 대책위 TF팀' 구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국회의원들은 몸이 열이라도 부족할 만큼 바쁘다. 상임위 감사에 집중하다 보면 때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우군들을 총망라해 소통·통합 관리할 'TF팀' 만들어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이번 새만금 예산삭감 처리 결과는 내년 총선과 연관될 수밖에 없다. 만약 새만금 사업 예산이 현재대로 마무리된다면 그 후폭풍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깎인 예산이 그대로 정상화되면 내년 총선 고지에서 우위 확보 등 여러 관점에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국회의원들만 쳐다보고 손 놓고 기다려선 안 된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사회연대, 언론인 등 총망라한 전북인은 각기 다른 맡은 자리에서 역할과 응원을 보내줘야 한다. 그래야 전북도민들이 갈망하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고주영 국회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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