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잼버리, 아직도 전북 탓?
새만금 잼버리, 아직도 전북 탓?
  • 김규원
  • 승인 2023.08.28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관영 지사가 25일 국회에서 다시 잼버리 파행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새만금 잼버리 파행 관련 국회 상임위에 참석차 갔다가 김현숙 장관이 불참하여 헛걸음한 뒤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김 지사는 먼저 "전북은 잼버리 개최지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이번 대회는 대통령이 명예총재인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주최기관이고 국무총리가 정부지원위원회 위원장, 3개 정부 부처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아 치른 범국가적 국제행사라고 대회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했다.

이어서 잼버리 파행 책임을 모두 개최지인 전북으로 몰아가며 희생양을 삼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한 잘못된 처방이다"라고 반박했다. 대회를 주관하고 실제 진행한 정부 측에 책임이 있음에도 전북을 몰아세우는 처사를 반박한 것이다.

그날 열리는 국회 상임위에서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겠다는 김 지사의 생각이었을 터이지만, 여가부 장관이 아예 출석하지 않아 바쁜 전북도지사의 시간만 낭비한 셈이 되어 다시 기자회견을 자청한 듯 보인다.

새만금 현장 진행에서 시설 준비까지 모든 것을 여가부장관 지휘 아래 진행하여 전북도는 사실상 뒤치다꺼리만 했다. 준비 소홀로 파행에 이르자 전북도 공무원 600여 명을 동원하여 화장실 청소까지 도맡아 한 전북에 책임을 몰아가는 여론몰이는 중지해야 한다.

이 정부의 특기는 모든 잘못은 남 탓으로 돌린다. 하는 짓이라고는 나라 망신이나 시키는 즉흥 정치가 전부다. 여태 수없는 실수와 오류를 범하고 단 한 차례도 사과나 자초지종을 해명하는 일이 없었다. 정부 조직이 하는 일은 다 옳다고 밀어붙인다.

158명이 사망하고 196명이 중경상을 입은 이태원 핼러윈데이 참사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장관이 책임지지 않았다. 만만한 경찰관만 처벌되고 구청장은 심신미약으로 가석방되자마자 구청에 출근하여 거액의 봉급을 벌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 문제도 여가부가 주관하여 거의 모든 과정을 진행했으므로 결국 정부의 책임은 없는 것으로 돌릴 게 뻔하다. 애먼 전북도에 덤터기를 씌워 시시콜콜한 과거 기반 시설 공사 집행 문제 등을 털어 나온 먼지를 침소봉대할 요량인듯하다.

잼버리 전에는 국회 상임위에 잘도 나와서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자신감에 차 있던 여가부 장관은 이번까지 잇따라 출석하지 않고 있다. 국회쯤이야 무시해도 될 만큼 뭔가 강력한(?) 뒷배를 믿는 구석이 있어서 일 것이다.

국민이 준 권력은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 수사 권력도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힘을 잃는다. 무소불위의 전가보도(傳家寶刀)는 더욱 아니다. 언제까지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를 이어갈 셈인가? 아무리 내 식구여도 잘잘못은 가려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