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시민 돕는 응급조치 필요
폭염 속 시민 돕는 응급조치 필요
  • 김규원
  • 승인 2023.08.0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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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가 그치면서 시작된 폭염이 수그러들 기미조차 없다. 계속되는 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고 목숨을 잃기도 한다는 소식이다. 치성한 더위 속에서 전라북도는 힘들여 유치한 새만금 잼버리 행사가 난맥상을 보이는 가운데 온 신경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물론 우리가 유치하여 치르는 행사이니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엇박자 속에 책임만 둘러쓰는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사 준비와 진행을 중앙부처가 주관하는 바람에 시쳇말로 꿀도 못 먹고 벌만 쏘이는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작 이 더위를 견디느라 고생하는 우리 시민과 도민에 대한 행정의 관심이 줄어든 건 아닌지 걱정해 본다. 요즘은 오전 10시께만 돼도 내리쬐는 볕이 따가울 지경이되고 기온은 30를 훌쩍 넘어 금세 34~5에 이른다.

  가히 살인적인 더위라는 표현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런 더위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가난한 서민들이다. 더워도 시원한 곳에서 쉴 수 없고 땡볕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 그늘이어도 한증막 같은 환경에서 일해야 하는 이들이 있다.

  자가용 차량이 없어서 푹푹 찌는 거리를 걸어야 하는 가난한 이들과 노약자들은 더위에 온열질환이 두렵지만, 며칠이고 더위를 피해 있을 수 없으니 밖으로 나서게 된다. 전주 시내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는 볕을 피할 차양 시설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도로에는 차양 시설이 없고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볕을 피할 방법이 없다. 각자 양산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 있지만, 대개는 익숙하지 않아 맨몸으로 볕을 견딘다. 이 더위에 잠깐 사이에도 쉽게 열사병이나 온열질환에 걸리기 십상이다.

  행정은 대개 과거의 기록과 실적을 기본으로 삼아 해오던 일을 다시 반복하는 특성이 있다. 그래서 늘 같은 예산을 세워 하던 짖을 거르지 않고 되풀이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지나간 폭우와 지금의 폭염처럼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허둥댄다.

  인간들의 잘못으로 지구 기상 상황이 짐작조차 하지 못할 만큼 급변하고 있다. 폭우에 폭염은 기본이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 지독한 기상 재앙이 수시로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시민의 건강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시장이나 군수, 간부들도 이런 폭염 상황에서 하루쯤 시내버스를 타고 또는 걷기도 하면서 시민들의 어려움을 겪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거리에 얼음덩어리라도 내다 놓고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하여 시민들을 온열질환에서 구할 수 있게 된다.

  내가 시원하게 살고 있으니 어려운 시민이 겪는 어려움을 모른다. 매일 온열질환주의보만 날리는 것으로 할 일을 다하는 줄 알지만, 웅크리고만 있으면 먹고살 수 없는 이들이 아직도 수없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펑펑 쓰는 업무추진비를 조금 덜어 길거리에서 무더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써준다면 시민들이 덜 시달릴 것이다. 아울러 내년 예산에는 폭염 등 재난대책비를 따로 마련하여 상시화한 기상재난에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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