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것, 우리 문학 - 시조
보리밭
심재남
떠밀은 세월 속에 있어온 그리움들
청보리 구워먹던 깜탱이 눈망울이
황금결 이는 바람에 떨림으로 스친다
유월의 황금녁엔 농심의 환한 미소
두덕밭 다짐서며 주리던 이랑 위로
이삭을 줍던 이야기 바람으로 듣는다
묶으려 하던 세월 강처럼 흘러가고
뜨겁던 깜탱이를 깔깔깔 비벼 웃던
그 얼굴 산 등 걸어서 그림자를 걷는다
당신도 청보리밭 황금녁 사랑이라
뉘 아니 이랑 속을 손 마주 안았으리
횐머리 마주 앉아서 그리운 밭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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