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괴롭힘 엄벌해야
직장 괴롭힘 엄벌해야
  • 김규원
  • 승인 2023.04.2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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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장수 농협에 근무하던 30대 젊은이가 직장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승용자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간부 직원의 괴롭힘을 신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외려 더욱 괴롭힘을 당하자 마지막 선택을 했다.

비교적 부유한 환경에서 자라면서 사회의 거친 물결에 취약했던 피해자를 직장 간부와 동료들은 놀림감으로 삼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모든 행동을 비아냥거리며 견딜 수 없게 했고 심지어 킹크랩을 사오라고 졸라서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장수에서 왕복했다고 한다.

왕따수준을 넘어 심심풀이 놀림감으로 삼았고 직장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PC를 사용하게 하여 업무를 할 수 없게 했다는 내용도 있다. 단체 생활에서 리더 격인 인물이 만만한 동료를 지목하여 괴롭힘을 주도하는 사례 중 심한 경우였던 것으로 보인다.

장수 농협의 사례만 아니라, 전국 단위농협에서 조합장과 간부 직원의 갑질과 직원 괴롭힘은 다반사처럼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한다. 여러차례 연임하면서 직원들은 조합장을 황제처럼 받들어야 자리를 유지할 수 있고 조합장을 등에 업은 간부의 횡포가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한다.

이런 직장 내 괴롭힘은 비단 농협에 국한한 일이 아니라 모든 직장에서 주류와 비주류, 적극 가담 층과 방관자 등으로 분류되어 갈등을 빚고 세력화 범주에 들지 못하면 왕따와 괴롭힘이 뒤따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날 학교생활을 돌아보면 거의 모든 교실에서 주먹이 센 우두머리를 주축으로 하는 집단에 조용한 성격의 소극적인 학생들은 늘 표적이 되어 괴롭힘을 당했다. 형편이 좋은 아이들은 숱하게 용돈을 빼앗기고 무엇을 가져오라고 협박하여 학교 가기를 겁내는 아이들도 있었다.

일본에서 이지메라고 통칭하는 학교폭력 행위가 극성스럽던 시절에 한국에서는 왕따라는 이름으로 폭력에 가까운 괴롭힘이 유행했다. 어쩌면 그 시절에 학교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에서도 패거리를 형성하거나 지위를 이용하여 누군가를 괴롭히며 재미를 느끼는 나쁜 습성이 만들어진 건 아닌가 싶다.

가해자는 그저 재미로, 또는 장난으로 하는 짓이라 할 수 있지만, 당하는 피해자는 그야말로 죽을 맛일 터이다. 이런 짓이 직장 분위기를 해치고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결국 기업이나 단체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직장 분위기가 살아야 너도나도 막힘없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혹시 내 의견이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을까 저어하는 분위기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직장 분위기를 망치는 괴롭힘이나 세력 형성으로 소규모 파벌을 만드는 행위까지 모두 단위 직장을 망치는 짓이다. 아울러 장수 농협의 경우처럼 피해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치는 행위도 있다. 이런 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고쳐서 엄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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