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의 구분과 치료
탈모의 구분과 치료
  • 전주일보
  • 승인 2023.04.12 13: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방 칼럼
이지혜 원장/한의사
이지혜 원장/한의사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다양한 질병을 경험한다.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병까지 다양한 병()이 있지만 유독 외모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질환이 있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탈모(脫毛).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탈모증으로 진료를 받은 국민이 지난 5년간 13.7% 증가했다. 외모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머리카락이 유난히 많이 빠진다고 해서 다 같은 탈모증으로 보기는 힘들다. 탈모증은 그 원인과 양상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가장 흔한 유형의 탈모는 남성형 탈모이다. 유전력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에 의해 모발이 가늘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앞머리와 정수리 부위에 주로 발병하며 보통 남성에게서 많이 보이는 유형이기에 남성형 탈모라고 불린다.

물론 여성형 탈모도 있다. 남성형 탈모와는 달리 앞머리 이마 쪽 모발선은 유지되면서 머리 중심부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안드로겐이 원인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었으나, 일부 환자에게만 고안드로겐증이 관찰되어 아직 확실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갑상선 질환과 철분, 체내 미량원소의 부족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친숙한 이름의 원형탈모는 다양한 크기의 원형 혹은 타원형의 탈모반이 발생하는 점을 특징으로 한다. 주로 모발이 탈락되는 양상을 보이는데 유전적 요인과 자가면역 문제가 가장 중요한 병인(病因)으로 작용한다.

휴지기 탈모는 특정한 원인 사건 이후 모낭세포가 모발을 생성하지 않는 휴지기로 돌입하며 생기는 탈모증이다. 환경, 약물, 스트레스 등으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모발이 급격히 가늘어지며 탈락된다.

쉽게 탈모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자가 진단법들이 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마의 넓이를 재는 것이다. 헤어라인이 뒤로 후퇴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인데, 손가락으로 직접 길이를 재 보는 것도 좋고 앞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 넘긴 상태로 위에서 사진을 찍어서 헤어라인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도 좋다.

헤어 풀 테스트(Hair Pull Test)는 머리카락을 가볍게 잡아당겨 빠져나오는 머리카락의 개수를 세는 검사법이다. 걱정이 되는 부분의 머리카락을 두피에 가깝게 잡고, 적당한 강도로 천천히 머리카락을 쓸어낸다는 느낌으로 당겨본다. 보통 내가 손으로 잡은 머리카락 개수의 10% 이상이 딸려나오면 탈모를 의심해볼 수 있다.

대개의 경우 남성형 탈모에는 미녹시딜과 피나스테라이드, 여성형 탈모에는 미녹시딜을 사용해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는 보조적인 역할에 국한되며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는 단점이 있다.

원형탈모는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거나 바르는 형태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또한 일시적인 효과에 비해 부작용이 따르기 쉽고 재발률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휴지기 탈모는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스레 회복되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탈모의 원인을 크게 내인(內因)과 외인(外因)으로 구분한다. 내인은 신체 내부에서 생긴 교란 상황이나 기타 문제로 인해 탈모증이 유발된 상태를 말한다. 호르몬 부조 상태를 유발하고 두피를 건조하게 만들 수 있는 신허(腎虛), 혈허(血虛), 혈열(血熱), 어혈(瘀血), 칠정(七情) 등이 대표적이고 남성형, 여성형, 원형 탈모와 관련이 있다.

외인은 말 그대로 외부에서 신체에 가해진 특정 원인에 의해 탈모증이 유발된 경우이다. 신체가 견디기 힘든 극한 환경인 풍열사(風熱邪), 습열사(濕熱邪) 등에 저촉된 경우가 많으며 휴지기 탈모와 관련이 있다.

한방에서는 망문문절(望聞問切) 등 다양한 진단법을 통해 탈모가 발생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맞추어 치료가 이루어지는데, 가장 주요한 치료법은 한약 치료와 침 치료이다.

한약 치료는 호르몬 불균형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 이로 인한 탈모 증상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좋다. 또한 면역 조절에 관여하여 정상 면역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신체 조건을 만들어준다.

따라서 면역 체계가 모낭을 오()공격하여 모발이 탈락되는 자가 면역 질환인 원형 탈모에 특히 더욱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침 치료는 혈행 장애를 해소하여 모발 성장에 도움을 주고, 해당 부위를 자극하여 발모를 직접 촉진한다.

침 치료를 통해 치유 세포가 분비되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사이토카인과 작용하여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지루성 두피염 등 두피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해 탈모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약침 치료를 통해 해당 부위의 염증을 관해시켜 원인을 제거하고, 에어아큐 치료와 사혈 요법으로 두피층의 임파 및 혈류 순환을 개선하여 치료 효과를 배가시킨다.

요즘같이 대기가 건조하고, 난방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두피가 건조해지기 쉬워 탈모 증상이 가속화되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춥다고 꽉 끼는 모자를 장기간 착용하면 두피 온도가 높아지고 피부에 자극을 주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습도에 신경을 쓰고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은 뒤에는 두피가 과도하게 건조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샴푸 후 시원한 바람으로 두피까지 잘 말려주도록 한다. 이와 같이 치료뿐만 아니라 생활 관리에도 힘써 증상 진행을 늦추고 예방해야한다.

--------------------------------------------------------------------------------------------------

이지혜 원장 약력

現) 후한의원 청주점 원장.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원 석사과정.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닥톡 네이버 지식in 상담한의사. 대한두피탈모학회 정회원. 한방비만학회 정회원. 한의피부성형학회 정회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