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민들레
  • 전주일보
  • 승인 2023.03.2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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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시인
정성수 시인

길가에 민들레가 피었다 힘든 일이 많은지 얼굴이 말이 아니다
오가는 사람들에게 눈총을 맞아 어깨에 피멍이 들고 허리는 반쯤 굽었다
민들레는 알고 있었다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일은 
멍에를 쓴 소가 길 위에 발자국을 찍는 일이라는 것을

민들레는 삶에 특별한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참고 있는 것이다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차 없이 버리고 치열한 삶에 귀결한 꽃 중의 꽃이다 

눈치 빠른 꽃들이 앞 다투어 피는 날에도 민들레는 뿌리를 깊이 내린다 
밟히고 밟힌 꽃대궁을 일으켜 핀 한 송이 민들레는
며칠을 살다가 바람 좋은 날 이 세상 홀연히 떠나면 
비로소 꽃으로 대접받는 것이다
결코 환한 꽃이 아닐지라도 있는 듯 없는 듯 살다가는 꽃이 민들레다

 

#민들레Dandelion는 이름도 많다. 금잠초, 포공초, 지정, 포고영, 만지금, 도끼밥, 씬냉이, 미염둘레 라고도 하며 앉은뱅이라는 별명도 있다. 생김새는 묵은 뿌리에서 원줄기 없이 뭉쳐나와 옆으로 퍼진다. 거꾸로 된 댓잎 피침형의 잎이 주걱 모양을 하고 무잎처럼 깊게 갈라진다. 갈라진 조각은 약간의 털과 더불어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노란색으로 피며 높이 솟은 꽃줄기 끝에 두상 꽃차례로 달린다. 줄기는 잎의 무더기 가운데서 솟아 나오며 속이 비어 있다. 꽃줄기는 처음에는 잎보다 다소 짧지만, 꽃이 핀 뒤에 길게 자란다. 꽃차례 받침 끝에 뿔 같은 돌기가 있다. 열매는 위쪽에 뾰족한 돌기가 있고 표면에 6줄의 홈이 있다. 위쪽은 부리 모양으로 뻗고, 끝은 삿갓 모양으로 붙어서 바람에 날려 멀리까지 퍼진다.

겨울에 꽃줄기와 잎이 죽지만 이듬해 다시 살아나는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마치 밟아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는 백성과 같다 하여 민초民草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르면 하얀 유즙이 나온다. 관상용·식용·약용으로 이용되며 어린 순은 나물이나 국거리로 쓴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하며 생즙을 내어 먹기도 하고 뿌리는 술을 담가 음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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