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흐뭇한 연말을
나눔으로 흐뭇한 연말을
  • 김규원
  • 승인 2022.12.20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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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이 저물어 이제 열하루를 남겨둔 시점이다.

요즘 지역 뉴스를 정리하면서 크게 위로받는 기사가 있다. 바로 이웃과 나누는 이들의 이야기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건수가 늘어가고 다양한 나눔 사연이 때로는 눈시울이 뜨겁게 하기도 한다.

원래 전북인들의 심성은 너그럽고 나 혼자가 아닌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널찍했다. 속담이 전하는 콩 한 쪽도 나누는심성을 가진 전북인들이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끼고 식량 걱정이 적었던 사람들이기도 했지만, 원래 심성이 착했다.

밥을 지을 때 배고픈 과객(過客)에 줄 밥 세 그릇을 더 지어서 아랫목에 묻어 둘 줄 아는 아름다운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전주였고 전북이었다. 지난 시절에 남도를 여행하다가 전주에서 왔다고 말하면 그들의 태도가 달라졌다.

양반 도시에서 오셨다며 반갑게 대했다. 그리고 자신이나 아버지 대에 전주에 가서 전주의 인심을 맛보았던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내놨다. 고마운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는 의미였다. 타지에서 온 사람을 경계하거나 배척하지 않고 너그럽게 살피는 전북의 인심이 오래도록 전해지고 있었다.

이런 전북의 전통은 최근에 사랑의 온도탑 운동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전북은 23년간 해마다 모금 목표를 달성해왔다. 전북의 경제력을 감안하면 타 시도에 비해 과분한 목표를 세우고도 해마다 설정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전북의 목표 달성률은 늘 1, 2위를 다툴 만큼 대단했다. 부자들이 많은, 소득이 전북에 비해 훨씬 많은 지역이 목표에 미달하거나 가까스로 달성하는 일과 비교하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전북인들의 이웃사랑은 남달랐다.

오늘도 지방 기사를 정리하다가 아름다운 사연들을 보았다. 행복택시 기사 일을 하면서 푼돈을 모아 100만 원을 만들어 이웃돕기 성금을 낸 진안 부귀면의 허 씨, 겨울마다 정읍시청 주차장 귀퉁이에서 붕어빵 기계를 설치하여 붕어빵을 구워 무료로 나눠주는 김 씨 형제들의 기사가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기사 외에도 경로당에 찹쌀을 보낸 용진신협, 장수군에 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한 건축사무소와 모 엔지니어링 회사, 복지회 등 성금 기탁 소식이 줄을 이었다. 또 아이들에게 장난감과 학습 도구 등을 선물한 지역사회보장 협의체 등이 있었다.

이런 착한 심성을 가진 도민들이 있으니 올해 전북의 사랑의 온도탑 목표 84억 원도 무난히 달성하리라고 믿는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자랑스럽고 너도 나도 이웃을 위해 작은 마음을 아끼지 않는 연말이다.

혹시 잊어버린 적십자회비 통지서가 있는지 살펴보아 납부하고 적은 금액이라도 사회복지 공동 모금에 보내어 흐뭇한 연말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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