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公約)의 무게를 생각하는 후보자
공약(公約)의 무게를 생각하는 후보자
  • 김규원
  • 승인 2022.04.26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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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일을 35일 남기고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이 쏟아진다. 기발하고 실현 가능한 공약이 눈길을 끄는가 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공약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에는 후보마다 지역민 모두에게 돈을 주겠다는 공약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백만 원 단위의 지원금을 주겠다는 공약도 나왔다. 단체장이 되면 제 맘대로 쓸 돈이 화수분처럼 나오는 금고라도 생기는 줄 아는 모양이다.

본선 같은 경선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민주당 예비후보들에겐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선 일정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을 것이다. 공약은 공적인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당선된다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뒷덜미를 잡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하고 싶겠지만, 그 약속은 무겁고 진지해야 한다. ‘아무말대잔치라는 시쳇말이 만들어진 곳도 아마 정치인들의 허망한 약속에서 비롯하였을 것이다.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심장이라도 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이 공직에 들어서는 일은 시민과 본인 모두를 불행하게 하는 일이다. 최근에 회자하는 선거 브로커가 바로 그런 욕심을 유혹하는 악마의 손짓이다.

당선을 도와줄 테니 특정 기업에 이권을 제공하고 사업부서 책임자에 대한 인사권을 넘기라는 요구가 있었다는 당사자의 폭로가 없었다면 믿기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선거에 뛰어든 후보의 간절한 심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브로커의 수법이다.

후보자가 엉터리 공약을 남발하는 일도 어찌 보면 유권자를 속이고 유혹하는 짓이므로 브로커의 행위와 별반 다르지 않다. ‘선거 때에 무슨 말을 못 하냐라는 생각으로 유권자를 기만하는 공약을 내는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

실현 가능 여부는 젖혀두고 일단 시선을 끌어 보겠다는 사람이 당선되면 지역이 어려워진다. 되잖은 공약을 실천하겠다고 무리수를 두어 다른 일조차 못 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록 경선단계이지만, 후보자의 공약은 본선과 선거 후에도 이어져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시민의 눈은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공약(空約)을 남발하는 자를 가차 없이 내칠 것이다.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자신의 한계를 잘 드러내고 있다. 오로지 표를 얻기 위해 마구 질러대고 보는 공약에 유권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매일 지면을 장식하는 후보자들의 약속이 충분한 검토와 시뮬레이션 없이 발표하는 것이라면 주민을 속이는 사기행위에 가깝다.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공약으로 시민의 속마음을 움직이는 후보가 승리하는 멋진 선거가 되어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선동과 충동으로 유권자를 움직인 후보가 승리했던 사례를 본받으려는 건 위험하다. 전북의 유권자들은 현명하다. 세상을 다 줄 듯이 유혹하는 남자가 좋은 남편감이 아니듯, ‘뻥 잘 치는후보야말로 경계 대상 1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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