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의정 관련 賞 홍수를 지켜보며
선거 앞둔 의정 관련 賞 홍수를 지켜보며
  • 전주일보
  • 승인 2021.11.0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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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 주요 내용은 대선 후보 관련 기사와 여론조사, 그리고 지역 단신 기사로는 의정(議政)관련 상() 소식이라고 할 만큼 의정 봉사상이니 의정 대상, 위민 의정 대상 따위의 상을 받았다는 기사가 판을 친다.

1년 내내 의정 봉사상이니 의정 대상 기사가 나오지만, 최근 선거를 앞두고는 웬 상이 그리도 많은지 곳곳에서 지방의원들의 수상 소식이 쏟아진다. 지방의정 봉사상은 전국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가 공적조서와 공적사항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하여 기초의회 의장이 추천하면 이를 심사하여 시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 광역자치구 의장단협의회가 전국협의회를 대신하여 지역자치구 협의회가 열릴 때마다 봉사상을 시상한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공적조서조차 만들지 않고 각시도의 자치구의장단 협의회가 열릴 때마다 각 지역 의원들에게 무더기로 봉사상을 주기도 해서 말썽을 빚은 일도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들이 자신의 업적과 수상을 선전하는데 의정봉사상이나 의정 대상을 활용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와 경쟁을 한다는 소식도 들린다. 상을 받는 순서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그리고 일반의원으로 이어져 상을 받지 못한 의원이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공적 내용도 의원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 대부분이다.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헌신하였느니, 주민 복리증진을 위해 힘썼다느니 등이다. 조례 제정이나 행정에 대한 견제에 특별히 공로가 많은 시상은 드물다.

이런 나눠 먹기 시상 외에도 지역 단체인 노인회나 장애인회, 봉사단체 등이 지방의원들에게 주는 상도 많다. 평소 지방의회가 관심을 두어 보조금을 주거나 예산을 지원하는 단체 등은 의원들의 협조가 절실하므로 의원에게 감사장이나 표창장을 전달하여 두는 방식으로 협조하는 듯하다.

의장단협의회나 각 지역 단체가 의원들의 사기 진작과 수고를 위무하는 차원에서 상을 주거나 감사장을 전하는 일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시쳇말로 개나 소나상을 주고 받아 수상기록을 거창하게 하는 허식을 사라져야 한다.

선거를 앞두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의원들의 심사를 짐작하고 남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마구 퍼주기를 하는 건 정작 상을 받아야 할 사람에게는 불쾌한 일이 된다. 갖은 애로를 극복하며 애써 성과를 냈는데 너도나도 다 상을 받기로 한다면 그 상은 의미가 반감될 것이다.

적어도 연말에 한번 한 해의 성과를 평가하여 의미 있는 상을 주도록 제도를 고쳐야 한다. 나눠먹기식 상이라면 받는 이도 주는 이도 즐겁지 않다.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시민들은 역겹다. 제발 의정대상이나 의정봉사상의 가치를 훼손하는 퍼주기는 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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