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방임아동’ 해마다 늘어
도내 ‘방임아동’ 해마다 늘어
  • 손보라
  • 승인 2008.12.15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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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2학년인 정모군은 3살 터울인 동생, 그리고 어머니와 단칸방에 산다.

한참 부모의 보살핌을 받고 자랄 시기이지만 정모 형제들은 제때 끼니도 먹지 못하고, 방 한편에 널브려진 옷들과 주방에는 언제 밥을 해서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식기에 찌든 때가 그대로 방치된 환경 속에서 오늘도 서로 엎드려 그림만 그린다. 』

경제난이 깊어지면서 도내 방임된 아동들에 대한 신고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해마다 조사하는 ‘아동학대예방센터(1391)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어린이 학대 유형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은 ‘방임’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접수된 학대 신고 328건 중 방임이 150건(중복학대 포함)이나 된다.

또한 지난 2006년에도 아동학대로 신고 된 294건 중 중복학대를 포함해 122건으로 조사됐다.
방임은 어린이 학대의 대표적 유형이지만 신체 학대나 성학대 등 직접적인 폭력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회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 아동복지법 제29조 4항에서 아동방임은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는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양육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아동방임은 경제적 형편과 함께 가정불화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위에서 사례를 들었던 정모 형제의 경우에도 정신과 치료를 받았던 적이 있는 어머니 김모(47)씨는 아이들에게 밥을 챙겨주지 않고 동생은 어린이집에 가야할 나이인데도 보내지 않았다.

또 밤에 애들을 데리고 나갔다 새벽에 들어와 정군은 학교에 잦은 결석을 하게 만들었으며 도벽 습관도 가지고 있다.

현재 정군의 아버지(41)는 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김씨와 이혼을 준비 하고 있다.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방임을 포함한 아동학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평균 하루 1건은 신고 접수되고 있다”며 “24시간 핫라인을 통한 아동상담전용전화 1577-1391 또는 보건복지콜센터 129번을 통해 아동학대 신고접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아동학대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름·겨울방학동안 지역사회 내 결식아동들을 대상으로 3주간에 걸쳐 진행하는 ‘결식아동을 위한 방학교실’과 ‘아동힘키우기서비스’를 지원해 유치원, 어린이집의 아동, 부모, 교사 등에게 아동학대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학대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 있다.

또한 지역사회 내 학대받는 어린이를 관찰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지역주민자원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손보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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