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갈 곳없는 초등학생 ‘대책마련 시급’
방학 중 갈 곳없는 초등학생 ‘대책마련 시급’
  • 박진원
  • 승인 2008.08.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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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맞벌이 부모를 둔 초등학생들이 방학중 PC방, 오락실 등 유해환경에 방치돼 있으나 관련당국은 손을 놓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초등학생들은 학교 도서관이 문을 여는 경우는 이곳에서 오전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오후시간에는 학원을 다니느라 분주한 보통 학생과는 달리 방치된 상태로 가게 앞 오락실, PC방 등을 배회하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학부모인 김모씨(37)는 “방학동안 일부 초등학생들은 좋은 학원을 다니며 알찬 프로그램으로 학력신장을 꾀하는 반면, 형편이 어렵고 맞벌이까지 하는 부모를 둔 아이들은 방학동안 갈 곳이 없다.”며 “방학기간 중 학력격차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맞벌이 학부모 박모씨(35)는 “부모가 없는 동안 학원에 보내려 했지만 학원비가 너무 부담돼 1개만 보내고 있다”며 “나 같은 처지의 부모들은 차라리 방학이 없는 것이 낫다”며 하소연 했다.

17일 오후 전주시 인후동 소재 한 PC방에는 초등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앉아 컴퓨터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이날 PC방을 찾은 대학생 신모씨(20)는 “방학이면 초등학생들이 부쩍 늘어나 오후에는 자리 잡기가 힘들다”며 “초등학교 방학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친구와 게임을 즐기던 김모군(12)은 “집에 있어야 할 일도 없고 학원도 보내주지 않는다”며 “하루에 2천원으로 시원한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학을 맞아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이 갈 곳없이 유해환경에 노출돼 방황을 하고 있으나 관련당국은 이들에 대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하고 있어 사회복지 행정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된 가정의 초등학생은 7,863명, 중·고등학생은 5,448명으로 방학 중 특히 부모의 지도가 필요한 초등학생에 대한 뾰족한 지원책은 없다”고 말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 컴퓨터 프로그램 고장으로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초등학생 자녀 수가 몇 명인지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방학중 외국어 캠프를 운영하고 있으며 참가학생 139명중 25명은 형편이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 자녀중 선정해 1인당 1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학교 방과후교실 운영 학교는 보육교실 264개를 비롯한 2,783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과목은 영어, 수학, 논술, 주산, 한자 , 미술 등으로 다양하게 편성돼 있으며 과목당 2만5,000원 또는 3만원을 받는다”면서 “하지만 “방학중 프로그램 운영은 아이들 등․하교 문제, 운전원 문제, 급식문제, 강사문제 등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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