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희문학관, 16일부터 엽서쓰기 등 행사 다채
최명희문학관, 16일부터 엽서쓰기 등 행사 다채
  • 이지혜
  • 승인 2007.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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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그것은 어미의 품이었다. 이렇게 세상살이가 고되고 서러워 온몸이 다 떨어진 남루가 될수록 어디에서도 위로 받지 못하는 육신을 끌고 와 울음으로 부려 버리고 싶은 것이 바로 명절이었다. 그 울음은 정중 엄숙한 차례나 세배로 나타나기도 하고, 얼음같이 차고 푸른 하늘에 높이 띄워 올리는 연이나, 마당 가운데 가마니를 베개처럼 괴고 뛰는 널, 혹은 방안에 둘러 앉아 도·개·걸·윷·모, 소리치며 노는 윷놀이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그 놀이들이 토하는 함성과 흥겨운 웃음소리는 서럽게 뭉친 울음 소리였다(혼불 5권 130쪽).”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정해년 설과 정월대보름을 맞아 최명희 선생을 기리며, 시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오는 16일부터 내달 4일까지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리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설’과 ‘정월대보름 맞이 혼불여행’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행사의 주요프로그램은 최명희 장편소설 ‘혼불’에서 설과 정월대보름날의 풍경 등 민속행사의 모습을 발췌해 다양한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걸개그림전-혼불로 읽는 설·정월대보름’을 시작으로 문체만큼이나 뛰어난 서체를 자랑하던 최명희 선생의 글씨를 직접 따라 써볼 수 있는 ‘최명희서체따라쓰기-최명희의 숨결을 내 손에···’가 이어진다.
또 문학관에서 제공하는 엽서에 관람객이 엽서를 쓰면 문학관이 그 소중한 추억을 대신 전해주는 ‘엽서쓰기-문학관은 우체부’ 등이 펼쳐진다.
특히 17일과 19일에는 콩심이이야기를 비롯해 강모와 강실이의 소꿉장난, 청사초롱, 연날리기, 정월대보름 등 ‘혼불’의 주요 내용을 동화 형태로 새롭게 구성했으며, 종이 한 장에 담아 자신만의 소책자로 만들 수 있는 ‘일일출판사-혼불을 나만의 작은 책으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정성혜 최명희문학관 설·정월대보름 맞이 행사 담당은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문학관을 많이 찾기 때문에 온 가족이 참여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엮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소설 ‘혼불’과 인연을 맺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고향을 찾는 귀성객과 관광객, 시민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된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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