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두꺼비
섬진강 두꺼비
  • 전주일보
  • 승인 2016.11.2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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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蟾津江)은 물맑고 주변 경관이 수려하다. 전북 진안군 백운면 팔공산 자락 옥녀봉 아래 데미샘이 발원지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깊은 골짜기들을 이리저리 지나고 보성강 등 여러 지류와 합해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섬진강은 예전에 모래가 많은 냇물, 강이라는 의미에서 다사강(多沙江), 사천(沙川)등으로 불렸다. 고려 우왕 11년(1385년)께 왜구들이 섬진강 하구로 쳐들어왔을 때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몰려나와 울부짖는 바람에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는 전설이 있다. 이로 인해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했다. 섬진강의 비경에 두꺼비의 비밀이 더해졌다.

섬진강의 명물, 두꺼비들의 생존에 비상이 걸렸다. 인근 광양시 진상·다압·진월면 등에서 산란을 위해 서식지에서 내려와 도로를 건너려다 차에 치여 숨지는 등 '로드 킬(road kill)' 수가 매년 수백여 마리에 이르러서다. 광양만녹색연합이 두꺼비의 산란기인 지난 2월부터 3월 초까지 한 달여 동안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그랬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지난해 다압면 금천계곡 하류 부분부터 진상면과 진월면 지역에서 6차례에 걸쳐 두꺼비 이동에 관련된 모니터링을 했다.

두꺼비는 보통 경칩(3월 6일) 열흘 전부터 산란을 시작한다. 다음달이면 부화한 새끼들이 서식지로 이동한다. 그 과정에서 도로 등 각종 장애물을 지나면서 떼죽음(2% 정도만 살아남을 것으로 추정)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새끼 두꺼비들은 흐르는 빗물의 반대 방향을 서식지로 인식해 주로 비 오는 날, 이동을 한다고 한다.

부화지인 둠벙에서 나와 서식지로 옮겨가는 과정은 험난하다. 마을 주민들이 설치한 시멘트 블록과 콘크리트 석축, 아스팔트 도로가 첫번째 장애물이다. 어렵사리 블록과 도로 가드레일을 넘은 새끼 두꺼비들은 다시 도로에서 희생(로드킬)당하기 일쑤다. 구사일생으로 도로를 통과해도 도로 가장자리의 농수로가 또한 생존을 위협한다.

이같은 실정을 파악한 광양만녹색연합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주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섬진강 두꺼비 생태마을 추진위원회' 구성, 두꺼비 보호 시민 캠페인 등 각종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광양시 또한 전남대 연구팀에 섬진강 두꺼비 실태 기초조사를 위한 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생태통로와 관찰로, 서식지 복원 등 두꺼비 보호를 위한 각종 조치도 마련되고 있다고 한다. 분별없는 인간의 행위로 갈수록 그 개체 수가 줄어드는 섬진강의 명물, 두꺼비를 지키는 데 모두가 나서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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