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는 국론분열 기관인가?
보훈처는 국론분열 기관인가?
  • 신영배
  • 승인 2016.05.16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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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보훈처는 5.18광주항쟁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보훈처의 결정에 야당은 물론 새누리당까지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문제는 결국 정국의 큰 악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통령 스스로가 야당과 약속을 한 사안을 불과 3일 만에 파기하는 것”이라며 "박승춘 보훈처장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누리당은 비대위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청와대에 보훈처의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민주당 또한 청와대에는 다시 지시해 줄 것을, 보훈처에는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특히 우상호 원내대표는 “5.18 당일 이 정권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정운영의 큰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경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보훈처의 결정에 대해 5.18단체는 물론 다수의 국민들이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그 어떤 현안에 앞서 5.18행사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박 대통령 또한 “국론분열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방법을 찾도록 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보훈처는 대통령과 야당 원내대표간의 회동 3일만에 이 노래의 제창을 불허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다만 참석자들의 자유의사에 따라 합창은 허용 한다고 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일이다. 과연 이 노래를 참석자 모두가 함께 부르도록 하는 것이 국론이 분열하는 일인지 묻고 싶다. 언제까지 제창이냐 합창이냐를 놓고 5.18 희생자들의 영혼을 슬프게 하려는지, 답답한 심정일 뿐이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기독교방송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해 조사한 결과 찬성한다는 의견이 55.2%로 반대 26.2%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처럼 5.18광주항쟁 기념식을 진행하는 행사주체들이 간절히 바라고 국민의 다수가 찬성하고 있는 이 노래의 제창 허용을 정부가 나서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것이다.

5.18행사 주체들은 기념식에서 이 노래의 제창을 분명하게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 노래를 부르고 싶지 않은 단체나 개인의 경우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으면 된다. 5.18영령들도 이들의 참석을 반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를 부정하는 세력들이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 또한 국론분열을 야기하는 것임을 청와대와 박승춘 보훈처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노래 제창은 국민의 세금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럼에도 야당과 다수 국민의 의사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청와대와 보훈처는 국론분열 기관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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