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탈의 역사 벗고 호남교통 거점으로 발돋움
수탈의 역사 벗고 호남교통 거점으로 발돋움
  • 전주일보
  • 승인 2015.04.1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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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했다. 지난 2009년 공사를 시작해 6년여 만이다.

호남고속철도는 상대적으로 기반 시설이 부족한 충청권 이남 지역의 개발을 촉진하고 경제를 활성화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추진된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사업비만도 8조3,529억 원이나 투입됐다.

호남 KTX는 평균 300km로 속도로 달리며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까지를 최단 1시간 30분대에 주파한다. 익산에서 용산까지 이동시간은 최단 66분으로 당초보다 44분이나 빨라졌다. 이번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호남선 48회, 전라선 20회, 용산~서대전~익산 18회 등 익산~용산 간 총 86편이 운행된다.

1914년 호남선이 부설된 지 101년,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영남권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든지 10여년 만에 호남권도 본격적인 반나절생활권에 진입했다.


▲익산역 변천사
호남KTX의 거점인 익산역은 지난 1912년 일제가 호남평야 쌀을 수탈할 목적으로 건설했다. 1977년 11월 폭발사고로 1,40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아픔을 간직하며 1995년 9월 이리역에서 익산역으로 역사 명칭을 변경한다. 이후 물류증가와 함께 고속철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2006년 8월 호남고속철도 건설기본계획이 추진됐고, 지난 2일 역사적인 고속화 시대를 맞은 것이다.


▲이용객 현황
호남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 이용객, 연계교통망, 지역경제 등에서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전후 5일간 전북지역 고속역사 이용객을 살펴보면 익산역은 7만 1,185명으로 기존(5만 8,076명)에 비해 23%, 전주역은 3만 5,145명으로 기존(3만 2,350명) 대비 9% 각각 증가했다. 정읍역도 1만 3,724명에서 1만 8,584명으로 35% 성장률을 보였다. 도내 고속역사 전체 하루 평균 증가율은 20%(4,100여명)선이다.


▲연계 교통망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용산-(공주)-익산역은 최단 1시간 4분(64분), 용산-(공주)-전주역은 1시간 23분(83분), 용산-(공주)-정읍역은 1시간 28분(88분)으로 각각 42분, 39분, 46분 단축하며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했다.

시외버스의 경우 기존 전주·군산으로의 21회 운행에 그쳤지만, 고속철도 개통 후 김제 및 부안지역까지 확대 운영하며 기존보다 103편 늘어난 124회가 운행되고 있다. 시내버스도 익산역 동쪽 광장 도로에 52개 노선 1,141회가 정차 운영 중이다.

특히 역사 동·서쪽에 마련된 485면의 주차장은 인근 지역민들의 고속철도 접근 편리성 제고에 효자노릇 하고 있다.
 

▲지역경제·문화·관광
호남고속철도 개통으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부분은 문화·관광이다. 전주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판소리와 전주한옥마을 등이 주목 받고 있으며, 도내 교통문화 중심축인 익산지역 역시 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식 사찰 동국사와 일본식 전통가옥 등 시간이 멈춘 근대역사 문화를 간직한 군산지역도 관광객 발걸음이 늘고 있다.

KTX와 연계한 지역별·테마별 신규 관광상품 개발과 전주권, 동부권, 서부권, 근대역사문화권을 순환하는 관광버스가 확대 운영되고 있어 전북을 찾는 관광객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도가 한국형 전통숙박 시설을 추진하며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고, 수도권 및 중화권 관광객을 겨냥한 관광상품이 추가 개발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코레일도 KTX개통 이벤트 등 홍보 사업일환으로 KTX 티켓을 활용한 도내관광지 입장·체험료 및 상설공연 할인행사를 펼치며 관광객 유치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서해금빛열차가 군산·익산 등 서해안지역 곳곳을 누비고, 호남고속철도를 이용한 익산·전주·군산·정읍 연계 여행상품도 365일 언제든 이용 할 수 있어 전북도가 지향하는 토탈관광 인프라 구축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 관광객 1억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전북도에 발맞춰 전라북도만의 여행상품을 익산역 중심으로 개발, 전북여행의 관문으로 서게 할 계획이다.
 

▲높은 접근성, 기업투자 활성화
전라선과 호남선, 장항선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철도가 교차하면서 호남 철도교통의 심장 역할을 해왔던 익산시가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대한민국 교통물류의 새로운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를 지역발전의 호기로 보고 있는 익산시는 익산역을 중심으로 연계 교통망을 정비하는 한편 각 시군과의 관광네트워크를 구축, 관광정책을 개발 및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호남권 최대의 환승 정차역인 익산은 KTX의 가장 큰 수혜도시가 될 전망이다.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와 제3·4 일반산업단지 분양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KTX를 이용한 높은 접근성은 물류비용 절감이 절실한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UAE와의 할랄식품 업무협약 체결과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내 할랄식품전용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되면서 2018년 1조 6,000억 달러까지 성장이 점쳐지는 거대 할랄시장과 중국 대륙 진출을 노리는 국내외 식품기업들의 투자 문의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역사문화자원 활용한 관광산업 호황 기대
호남고속철도의 빠른 이동 속도는 인구 유입을 증가시켜 지역경제 발전의 촉매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등 백제역사지구가 올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공식 등재를 앞두고 있어 4대 고도(古都), 백제 유적지, 이천년 역사도시 등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관광활성화가 기대된다.

또한 수도권과의 접근성 개선으로 주말을 이용한 가족단위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농촌체험관광이나 캠핑장, 둘레길 등 지역 특수성과 자연자원을 활용한 관광사업과 국화축제, 보석축제 등 지역 축제도 아연 활기를 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2월부터 익산을 포함한 서해 7개 관광지를 잇는 서해금빛관광열차가 성황리에 운행되고 있어 익산의 관광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각 지역을 연계하는 거점역이라는 이점을 살려 유동 관광객들의 눈과 발을 붙잡기 위해서 역 주변 도심지역을 특색 있는 관광거리로 활성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익산시에서는 구도심인 중앙동 일대를 문화예술의 거리, 맛집 거리로 특화시키고 야외공연장, 쌈지공원 조성, 문화예술 거리축제를 기획해 익산을 스쳐가는 징검다리 도시가 아닌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관광 거점도시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소재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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