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휴가
  • 김태완
  • 승인 2009.07.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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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 독립욕망

휴가철이다. 수마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제 재충전을 위해 휴가채비에 나서고 있다.

최근 외국정상들의 외신보도를 보면 영국의 고든 브라운, 독일의 마르켈 총리,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도 국내문제로 산적한 현안이 가득하지만 거의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스스로의 재충전을 위한 휴가기간으로 배정했다고 한다.

또한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CEO들 또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들만의 ‘개인휴가’를 보내고 싶다고 한다.

이렇듯 휴가는 사회적 지위나 재산의 높고 낮음을 떠나 누구나 스스로를 배려하기 위한 휴식의 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휴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얼까? 물론 이에 대한 정해진 답은 없다.

다만 휴가라는 기간을 통해 사회적으로 꽉 짜여 진 틀 속에서 스스로가 벗어날 수 있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은 일종의 해방감을 맛본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평균 다섯 집 중 한 집은 나 홀로 가구라고 한다. 나 홀로 가구가 증가하는 여러 사회적 이유들이 있겠지만, 결정적인 건 인간의 간절한 독립 욕망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 심리학자는 이야기 한다.

청소년기를 지나면 형성되는, 가족이나 직장 등 원시적 형태의 집단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독립하기 위한 거의 본능적 수준의 욕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각의 연장에서 보자면 휴가 또한 조직이나 집단의 틀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자 하는 ‘독립 욕망’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휴가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짧은 기간이지만 집단과 조직으로부터 떨어져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음의 일을 준비하고 내다보는 ‘관점의 독립’이 필요할 것이다.

조직이나 집단의 틀이 아닌 스스로 혼자 온전하게 서보는 것,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을 지니는 것,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자기긍정과 휴식을 주는 것이 휴가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한다.

지도자가 휴가라는 기간이 ‘단지 놀고먹는 시간’이 아니라는 자각은 지도자의 개인을 위해서나 집단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필요한 일이다.

스스로가 그동안의 쉼 없이 달려온 무거운 책무에서 벗어난 ‘그 시간’만큼은 자신을 위해 배려하길 기원해본다. 바로 거기에서 새로운 성공을 위한 관점과 에너지가 시작될 것이다.

무엇보다 간절히 하고 실은 말은, 스스로를 위해 쉴 때 부디 푹 쉬시라. 이것 또한 창조성의 21세기를 사는 지도자의 리더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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