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채상병 특검 반대…野 "국민 기대 저버렸다"
尹대통령, 채상병 특검 반대…野 "국민 기대 저버렸다"
  • 고주영
  • 승인 2024.05.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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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수사 믿고 지켜봐야…납득 안 되면 제가 특검하자 할 것“
민주 ”수개월째 제자리걸음…바로 잡는 일에 전력 다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야당이 단독 처리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수사관계자들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우리가 일단 믿고 더 지켜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계자들이나 향후 여기에 대한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도 모두 저나 우리 국민과 똑같이, 채상병의 가족들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 사건을 대충할 수 있겠느냐"며 "수사를 하면 다 드러날 수밖에 없는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군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민간사법기관에 넘어가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라며 "진실을 왜곡해서 책임있는 사람을 봐주고, 책임이 없는 사람 또는 책임이 약한 사람에게 모든 걸 뒤집어 씌우는 자체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수사당국에서 국민 여러분께 상세하게 수사 경과와 결과를 잘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걸 보고 만약 국민들께서 '이건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특검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먼저 국민의힘은 정희용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국민께서 궁금해 할 모든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입장을 직접 들을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서로 간 입장 차가 있는 여러 특검 등의 사안을 두고는 특검의 본질과 취지를 강조하며 진상을 밝히기 위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와 함께 협조의 뜻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국정 기조 쇄신을 바랐던 국민의 기대를 철저히 저버렸다"고 혹평했다.

한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국민보고는 우리 국민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자화자찬으로 채워졌다"며 "국정운영에 대한 반성은 찾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인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 수용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이미 수개월째 제자리걸음인 수사기관의 수사를 믿고 지켜보자는 말로 국민을 허탈하게 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대로, 국민을 외면한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고 바로잡아가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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