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 조카와 대화를 하다가 정말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반에 사이버 도박으로 1억이라는 빚을 진 친구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 친구는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다리, 달팽이 레이싱 등 실시간 게임을 하게 되었는데 꽁머니(도박 사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게임머니)를 통해 도박을 시작해 점차 배팅 금액이 늘어나면서 도박을 위해 친구들에게 돈도 빌리고 중고 사이트에서 물건도 팔다가 그 이후엔 불법 사채로 돈을 빌렸다는 것이었다.
청소년들이 도박에 쉽게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스마트폰을 이용한 쉬운 접근성과 한 번 크게 돈을 따게 되면 그 희열을 잊지 못해 반복 할 수 밖에 없다는게 그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소액으로 시작하여 사이버 머니를 따고 잃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돈에 대한 개념이 사라지고 주변 친구들을 끌어들여 자금 조달을 위해 금품갈취, 이자놀이 등 학교폭력 등 2차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은 도박에 쉽게 중독될 뿐 만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나서도 고스란히 그 중독성이 전이 되기 때문에 사안이 더욱 심각하다.
이와 같은 청소년들의 사이버 도박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교육 및 사회적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도박게임 자체가 불법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시작하는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을 시작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설명해주는 어른들의 노력이 특히 필요하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사이버 도박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소통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도박과 관련된 행동과 위험 요인을 알고 있어야 한다.
친구들과 돈거래가 잦아지고, 가족의 돈을 훔치거나 귀중품이 살아지는 등 금전과 관련된 행동이 의심되는 경우나 도박과 관련된 용어와 은어를 알고 있다면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이를 통해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가 자신의 현재 상황과 위험 요인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정부와 기업은 청소년들이 불법도박 사이트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 및 전문적인 도박치료 시설을 확충하고 사행 산업 전반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 기업, 가정, 학교, 사회 전반의 공동 노력을 통해 청소년 사이버 도박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완주경찰서 경무계 오혜림 경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