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 지키기 의료 대란, 그만 내려놓자
밥그릇 지키기 의료 대란, 그만 내려놓자
  • 전주일보
  • 승인 2024.02.27 13: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대 정원 2,000명 발표에 따른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서울 5개 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에 이은 전국 각지의 전공의 사직이 이어지더니 도내에서는 전북대병원 신규 인턴들까지 임용 포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신규 인턴은 국가의사시험에 합격한 후 대학병원에서 실무를 배우는 새내기 의사로 3월 초부터 1년간 수련 과정을 보낸다. 이들 전북대병원 신규 인턴 57명 대부분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여 임용 포기를 선언했다고 한다.

이들 인턴이 임용포기로 병원에 입사하지 않으면 의료대란 사태가 해결된 뒤에도 1년간 인턴이 없어 병원마다 심각한 인력 부족 사태를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거기다 3월 초에 전임의사들이 계약 만료되는데 그들마저 재계약을 미루는 사태가 날까 조바심이라고 한다.

현재 전공의 사직서 제출과 인턴의 임용포기, 곧 이어질 전임의 재계약 포기 등 집단행동은 의료 대란을 불러와 환자들의 고통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수술이 40% 이상 줄어 웬만한 숫술은 거의 취소되고 중증 환자 수술도 잇따라 미뤄지는 추세라고 한다.

따라서 입원해야 할 환자들이 집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사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는가 하면 입원환자를 치료할 수가 없어서 강제 퇴원 조치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점점 병원에 의사 인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에 따른 고통은 모두 아픈 사람들 몫이다.

의료게에서는 이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하게 되면 현재 병원에 남아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도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적은 인력이 점점 늘어나는 수술이나 처치, 간호를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일부 의사들의 주장과는 달리 의료 현장에서는 일찍부터 의사 인력 부족을 호소해왔다. 이에 몇 차례 정부가 증원 시도를 하다가 의사들의 집단 반발로 물러서면서 의사들은 국민 생명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하는 데 익숙해졌다.

의사부족은 정부나 국민들 사정일 뿐, 의사들은 숫자가 적을수록 벌이가 많아질 것이므로 집단 반발이라는 전가보도(傳家寶刀)를 내려놓으려 하지 않는다. OECD국가 평균 의사 수가 1,000명당 3.6명인데 우리는 2.2명에 불과하다.

그러거나 말거나 의사들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의료 수가(酬價)나 올리라고 주장한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한꺼번에 2,000명 늘리겠다고 해서 반발하는 듯 말하지만, 500명만 늘리겠다고 발표했어도 가만히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저항하는 전공의 단 한 사람이라도 불이익을 당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는 의사협회의 오만한 태도에 국민은 분노한다. 국민 각자가 맡은 바 일에 충실하고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의사들의 욕심에 얼룩지고 있다. 이제 그만 내려놓을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