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부려 놓고 별을 바라볼 수 있는 곳
있으면 좋겠다
그대와 허물없이
쉴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커피 잔을 마주 들면 늙어간다는 생각이 맑아지는 곳
아무 때나 찾아가도 좋은 곳
작은 텃밭에 채소들이
어둠 속에서도 푸르름을 더해 가는 밤
봄밤
마주잡은 손과 손이 오랫동안 따뜻한 그런 곳이라면
날이 새지 않아도 좋겠다
별장형 주말농장이 아니더라도
그대와 함께라면
피안彼岸의 언덕 너머 가난한 영혼 함께 뉘일 수 있는
한 칸의 방이면 더욱 좋겠다
/우석대 앞 커피전문접 : 전북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 소재
초가삼간草家三間은 아주 작은 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옛날 양반들이 거주했던 한옥을 보면 생각보다 방이 작았다. 심지어 왕의 침전도 세 칸을 넘지 않았다. 이는 검소함을 실천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방이 너무 크면 몸의 기가 빠져나간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늙은 세대는 집은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전세나 월세를 비롯해 다양한 주거 형태로 자신들의 삶을 살아간다. 대가족을 이루고 살아가는 가정에서는 한방에서 좁으면 좁은 대로 비벼가며 살았다. 둥그런 밥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음식 타박 같은 것은 생각지도 못했다. 당시의 세대들은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묵묵함과 인내를 배웠다. 힘들었지만 그 속에는 행복이 있었다.
우리 집은 6남매가 한 방에서 저녁밥을 먹고 나란히 누워 이야기를 나누다 잠들던 기억이 지금도 아련하다. 지지고 볶으면서 살았지만 방 한 칸을 공유한 경험은 삶에서 서로에게 여유를 주고 틈을 허락하는 법을 익히게 했다. 반 한 그릇을 비벼먹어도 배 속 편하게 살던 날들은 축복이었다. 생각해 보면 방 한 칸은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