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공약 '동네북'
한반도 대운하 공약 '동네북'
  • 승인 2007.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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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정책비전대회에서 도마위에 오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전날에 이어 30일에도 범여권 진영은 물론 박근혜 후보측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 대해 실망스러운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평가절하했다.

원혜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반도 대운하 구상은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거품형 기대심리를 이용하려는 19세기적 건설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인운하는 땅을 뚫어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반대했다'는 이 전 시장의 전날 발언을 문제삼았다.

인천을 지역구로 둔 송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어제 답변은 (경인운하가) '방수로를 이용한 운하'라는 기본사실 조차도 알지 못하고 '맨 땅을 파 운하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오인'하고 있다"며 "18km의 경인운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이 전 시장의 540km의 경부운하 건설 공약의 허약한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또 "경인운하는 한강하구와 굴포천 방수로를 4km만 직선으로 연결하면 한강이 서해와 바로 연결되면서 환경적 기술적 측면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업이다"며 "도대체 경인운하에 대해 기초적인 사실이라도 공부를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민병두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의 한계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한강과 낙동강의 식수원을 옮긴다는 것은 가장 규제가 심한 지역인 상수원 보호구역을 옮긴다는 의미이다"며 "새롭게 보호구역에 편입될 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취수원 이전 공사를 5년 안에 끝낼 수 있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결국 앞으로 5년 안에 경부운하 본공사는 착공도 할 수 없는데 이 전 시장은 '5년안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는 헛공약을 반복하고 있다"며 "환경 파괴와 경제적 효과 등은 이미 논쟁이 끝난 문제다"고 주장했다.

중도개혁통합신당도 '한반도 대운하' 비판에 가세했다.

강봉균 의원은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물류비를 줄이자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어제 토론을 들어보니까 물류비를 줄이는 효과는 20%밖에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며 한반도 대운하의 경제적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강 의원은 또 "'관광을 진흥하는 효과가 있겠느냐' 하는 것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논리가 없었다"며 "반면에 환경을 파괴하고 식수를 오염시킬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인 유승민 이혜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 전 시장을 '컨텐츠 없는 경제대통령'이라고 표현하면서 그의 한반도 대운하 관련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물류 목적은 전체 목적의 20%밖에 안 된다'는 이 전시장의 발언에 대해 "명백한 말바꾸기"라고 비난했다.

이들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 언론 인터뷰 등에서 '경부운하는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선전해왔던 이 전 시장이 이제는 물류운하를 관광운하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 이 전 시장의 '땅 파는 경인운하' 발언과 관련 "경인운하가 굴포천 방수로 사업과 연계해서 확장하는 사업이라는 것은 세상에 다 알려진 사실이다"고 꼬집은 후, "18km의 '땅 파는 경인운하'에 반대한다면 조령 지하에 땅굴을 파서 25km의 운하터널을 만드는 경부운하도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운하를 건설하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이 전 시장의 주장도 문제 삼았다.

이들 의원은 "운하건설로 수질이 좋아진다면 왜 독일 사람들은 운하물을 식수로 마시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독극물을 실어나르는 화물선이 한강이나 낙동강 운하에서 전복하면 3천만 인구의 식수는 어떻게 될 것이며 강이 죽으면 환경과 사람은 어떻게 되느냐고 이 전 시장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명박 전 시장측은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해 나타난 우려일 뿐이다"며 반박에 나섰다.

이 전 시장측 대변인인 박형준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 대운하의 수질오염 문제와 관련 "낙동강 대구지역 취수원 지점으로부터 상류 4Km전부터는 배가 다니는 수로와 취수원이 있는 수로를 나눈 이중수로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질오염 가능성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또 "선박 사고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는 기름 유출을 막는 이중방지장치가 마련돼 유출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히면서 "서울 등 수도권도 취수원을 북한강 유역으로 옮기는 방안과 강변 여과수(간접취수)도 함께 검토하는 등 운하사업은 기본적으로 현재의 수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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