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한나라당에 집중포화
범여권, 한나라당에 집중포화
  • 승인 2007.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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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방식 및 대상을 놓고 제정파간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는 범여권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내며 '합심'된 모습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 등 범여권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른바 '훈수정치'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판에 앞다퉈 반박에 나섰다.
열린우리당은 29일 "한나라당이 우리 정치발전을 위한 국가원로로서, 지도자로서의 응당 하실 수 있는 말씀을 예의 없게 맞받아치고 있다"며 "참 '예의 없는 정당'이다"고 비판했다.
서혜석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씨는 아예 훈수를 넘어서 특정후보 지지선언까지 한 마당이다"고 지적했다.
서 대변인은 또 "이명박, 박근혜 양 진영이 줄 세우기 한 정치원로들의 면면을 보면 불법 대선자금으로 구속됐던 서청원 전 대표, 대통령 탄핵의 주역이었던 최병렬 전 대표, 부인의 공천헌금비리사건을 일으켰던 김덕룡 의원, 그리고 홍사덕 전 의원까지 모두 '올드보이' 일색이다"며 "올드보이들이 한나라당에 의해 다시 부활한 셈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정치지도자와 원로들 모두 국민의 지탄과 비난을 받았던 분들이다"며 "한나라당은 애써 자신들의 허물에 대해선 눈 감고 있으면서 오히려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국가 원로의 당연한 말씀에 예의 없는 비판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대변인은 "제발 자신의 허물부터 보고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달라"며 "격을 떨어뜨리는 품격 없는 발언을 삼가 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통합신당도 "평생을 국가를 위해서 노력해오신 국가원로에 대해 한나라당은 예의를 갖춰야한다"고 지적했다.
양형일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나라의 장래를 염려하신 차원에서 그리고 정치가 견제와 균형 속에서 건전하게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몇 말씀하신 것을 막말로 비난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을 향해 "발악을 하고 있어"라며 독설을 퍼부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도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를 지켜주십사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일제히 나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험담을 퍼붓고 있는 것은 대선패배에 대한 공포심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얼마나 자신감이 없으면 김 전 대통령의 한마디에 그토록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가"라고 반문하며 "차라리 한나라당 후보만으로 한나라당 당원들을 상대로 대통령선거를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솔직한 태도다"고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국가원로로서, 국민의 입장에서 원론적 입장을 표명한 것 뿐인데도 이를 두고 '태상왕 정치'라느니 '지역주의의 화신'이라느니 '북한의 대변인'이라느니 입에 담지 못할 공격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스스로 집권할 능력도 자질도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자인한 꼴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내 일각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조순형 의원은 K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일련의 언급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상식선이나 한계를 벗어난 잘못된 발언이다”며 “전직 대통령은 현실정치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관행이 정착돼 가는데 그걸 지금 깨뜨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이날 오후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박상천 대표에게 "정치적 발언과 대선주자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라는 진언을 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28일 김 전 대통령의 '훈수정치'에 대해 "사실상 억지통합을 강요하는 강권정치를 하시기로 작심하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대통합과 1:1 구도를 강조한 것은 결국 범여권에서 줄기차게 주장해 온 반 한나라당 전선구축의 연장선상에 다름 아니다"며 "엄밀한 의미에서 훈수정치는 불공정 게임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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