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정-손' 연대 가능성 주목
범여권 '정-손' 연대 가능성 주목
  • 승인 2007.05.2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학규-정동영 연대는 성사될 수 있을까?
손학규 전 경기도 지사가 22일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출판기념회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차기 대통령 선거를 향해 뛰고 있는 두 사람의 연대가 성사될 수 있을지 여부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약 3시5분경 이뤄졌다. 정 전 의장은 행사장 입구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는데, 이를 발견한 손 전 지사가 다가가 악수를 청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지난 18일 광주의 한 영화관에서 만난 지 꼭 나흘만에 다시 얼굴을 마주한 것이다.
손 전 지사는 웃는 얼굴로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정 전 의장은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뒤이어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의 부인인 민해경 여사에게 “얼굴이 더 좋아지셨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 전 의장은 손 전 지사의 등장에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현재 범여권 내에서 가장 몸값이 높은 손 전 지사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였다. 정 전 의장의 참모들 역시 유사한 분위기를 나타내면서 손 전 지사에 대한 예우에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정동영 캠프의 한 관계자는 행사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두 사람의 오늘 만남이 정동영-손학규 연대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정 전 의장 진영에서는 두 사람 사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줄곧 우호적 몸짓을 보낸 바 있다.
물론 손 전 지사는 “두 지도자 사이의 연대가 성사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정 전 의장과 이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하지도 않았다. 대화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지도 않았지만, 남의 잔치에 와서 정치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 발언을 자제한 것이다.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얼굴만 잘 생기고, 말만 잘 하는 줄 알았는데 통이 크다”거나 “한반도가 분단체제를 지나서 평화체제로 가는 길에 있는데, 그 길을 정 전 의장이 탄탄히 닦아놓았다”고 높이 평가한 후 정치인으로서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이를 지켜본 한 우리당 의원은 “두 사람이 손(孫)잡고 정(鄭)답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과 비교했을 때 마이너리그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범여권의 대선판을 크게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양측이 연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에 기인한 전망이다.
양측 캠프의 주변에서는 만일 연대가 성사된다고 해도 그 시기는 다소 늦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 전 의장이 조속한 연대를 희망하고 있지만, 손 전 지사의 사정상 그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손 전 지사는 탈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씻기 위해서 정치권 인사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 시선이 쉽게 미치지 않는 곳에서 활동하며 선진평화연대 발족을 준비하는 등 독자세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양측의 물밑교감은 있을 수 있지만, 실제 연대가 성사될 경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범여권 인사는 “범여권 대선주자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고, 전체판을 키운다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조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손학규-정동영 연대도 그중 하나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다만, 연대 그 자체가 아니라 이후에 무엇을 할 것인가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범여권 관계자는 “손학규와 정동영 두 정치인은 남북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자고 주장하는 등 상당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따라서 보완관계에 있다기보다 경쟁관계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라면서 “따라서 연대에 조급히 매달릴 경우 부작용만 낳게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